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로나의 자유경제 May 02. 2023

30대 신혼부부 영끌 갈아타기 2

들개처럼 이사하라


<이전 글>

https://brunch.co.kr/@kenes/51



아내: 그건 신축아파트고, 우리 아파트 같은 쩌리들은 이제 오르기 시작했는데.. 

그건 그렇고 그럼 우리 지금 사는 집 팔아야 잔금 할 수 있지 않아...??

미로나: ... 맞음...





X줄 타는 선 매수, 후 매도



그렇습니다. 이제 막 조정대상지역이 되었기에 활발하던 거래가 뚝 끊겼습니다. 마침 겨울이었는데 날씨가 진짜 추웠습니다. 얼굴이 뜯기는 듯 한 칼바람이 심한 날의 연속이었습니다. 언제든 원하는 가격에 거래가 될 것 같았던 우리 아파트도 거래가 끊기고 잔금 할 날은 점점 다가왔습니다. 



미로나: 이제 2개월도 안 남았는데 진짜 어떡하지? 조정지역 되고 2개월 동안 이 단지에서 거래가 1개도 없는 게 말이 돼???


아내: 우리 가격을 내려야 되나 봐. 만약 잔금 못 내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가격을 단지 내 최저가로 낮추었지만 1도 문의가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내렸습니다. 현관에 가위도 걸고 출근했습니다. 사진 찍어 장점 브리핑해서 주변 부동산에도 다 내놓았습니다. 집을 보러 온 사람도 있었습니다만, 첫눈에 봐도 실수요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야속한 시간은 흘렀습니다. 잔금날이 다가오니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언젠가는 팔리겠지 하면서 계속 가격만 낮추었습니다. 




아내: 오빠 어제 신혼부부 한 팀이 보고 갔는데 여자분이 정말 마음에 들어 했어. 진짜 실수요자 같아. 


미로나: 정말? 제발 그분이 샀으면 좋겠다. 잠깐만 부동산 전화 온다. 내가 이따가 전화할게.



소장님: 안녕하세요. 어제 집 보신 분이 오늘 한 번 더 본다고 하는데 가능한가요?


미로나: 네 그럼요. 지금 집에 아내가 있으니까 전화해 놓을게요. 


소장님: 알겠습니다. 00시에 갈게요. 



미로나: 00아 지금 네가 말한 어제 그 팀이 오늘 집 다시 보러 온대. 대박!


아내: 헐. 왠지 느낌이 이 분들이 살 것 같다.!! 예전에 우리도 이 집 두 번 보고 계약했잖아. 살 생각 없으면 다시 안 보잖아. 


미로나: 제발 그러면 좋겠다. 


Image by Wolfgang Horvath from Pixabay



미혼에서 신혼, 구축에서 신축


그렇게 구축에서 신축 갈아타기는 아슬아슬하게 성공했습니다. 정말 다행히도. 애써서 노력하니 마치 하늘에서 ‘이 정도 맘고생 했으면 됐다.’라고 말한 느낌이었습니다. 처음 생각한 가격보다 많이 다운해서 팔아서, 그다음 집의 잔금에 대출이 조금 더 올라갔습니다. 그렇지만 구축보다는 신축의 오름폭이 더 많을 것이라 확신했기에 괜찮았습니다. 



이 갈아타기에서 저는 상당히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습니다. 




 1. 반드시 선 매도, 후 매수 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입니다. 평범한 직장인들 갈아타기 할 때는 반드시 먼저 파시고, 다음 것을 매수하세요. 전 상승장이든 하락장이든 이때의 경험 때문에 생긴 원칙은 반드시 지킵니다. 



2. 내 재산은 스스로 지킨다.

이때부터 내 집과 다음 물건(?)에 관련된 정책, 세금, 대출, 청약 등의 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모르면 내가 당하기 때문입니다. 잘 모르는 분야는 일단 실행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자세히 해도 와닿지 않습니다. 경험했던 매수, 매도 과정에서 있었던 것 중 내가 모르는 것이 하나도 없게 복습을 했습니다. 또한 앞으로 매수할 수도 있는 물건이 있다면 그것과 현재 내 자산과 연관 지어서 빈틈없이 예습했습니다. 부동산에 가서 내가 아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로 공부를 해야 내 재산을 지킬 수 있습니다. 



3. 대출에 대한 허용적 사고를 갖게 되다. 

늘 대출은 무서운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자 보다 더 가치가 오를만한 것으로 산다면? 결코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평범하디 평범한 우리 부부가 갈아타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은행 덕분이었습니다. 이 날 이후 우리 부부는 따로 저금 안 합니다. 젊은 시절 열심히 대출 이자 내며 내 이름 석자 박힌 등기권리증에 저금하는 것이죠.



4. 미혼보다는 결혼이 자산 상승에 압도적으로 좋다.

혼자였으면 못할 결정이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멘털적으로도 요. 아무리 확신이 있어도 나와 마음 맞는 배우자의 한마디는 결정적입니다. 게다가 경험이 전무했던 시절, 아내가 지지해 주는 나의 생각에 믿음을 가지고 빠르게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경제적으로도 두 배가 되니 자산 불리기는 당연히 더 쉽고 빠릅니다. 요즘도 늘 내 계획과 생각을 자주 나누고, 희망회로도 돌리며 빈틈이 있는지 서로 확인합니다. 



5. 2030 젊은 시절에는 들개처럼 이사해야 한다.

신혼부부는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갈아타기 시세차익을 많이 실현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는 아무래도 갈아타기 하며 이사 다니기는 무척 힘듭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가 ‘부의 골든타임’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야생에 사는 들개처럼 이사를 되도록 많이 다녀야 합니다. 그래야만 이익을 실현하여 급지를 높여 이사 갈 수 있습니다. 편안하던 울타리를 벗어나 다른 지역에서 살아보면 주거지 간의 비교가 가능해지며 몸으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비로소 급지에 대한 이해를 하고 시야가 넓어집니다. 



6. 등기를 쳐 봐야 그다음 등기도 칠 수 있다. 

되는 사람은 가능한 이유를 찾고, 안 되는 사람은 안 되는 이유만 찾습니다. 습관입니다. 이 작은 습관들에서 비롯된 작은 결정들이 모여 인생을 결정합니다. 삶은 태도입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불평만 하고 불만만 하면 아무것도 안됩니다. 미숙하고 어렵고 힘들지만 실행을 해봐야 아는 겁니다. 아무리 강의 듣고 공부만 해도 직접 머릿속에 있는 걸 백지에 쓸 수 없으면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단지 분석하고 지역 분석해도 계약서에 도장 찍어봐야 제대로 아는 겁니다. 


실전은 공부한 것처럼 만만하지 않거든요. 그런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있기에 해결해 나가며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있는 겁니다. 무주택자가 영끌러들 욕하는 게 참으로 어불성설이라는 것을 등기 친 사람들은 알 겁니다. ‘누가 누굴 가르쳐??’ 이렇게 웃고 넘기세요. 2030들 자기들 월급으로 감당 가능한 선에서 이자 열심히 내면서 내 집에서 사는 게 무조건 이득입니다. 돈 모아서 집 못 삽니다. 투자는 은행 돈으로 하고 월세 낸다 생각하고 살면 나중에 집이 더 오릅니다. 






미혼, 신혼의 평범한 직장인 분들, 혹시 요즘 불안한 시장에서 갈아타기를 고민하고 있는 분 있나요? 특례보금자리로 DSR도 안 보고 특례입학이 가능한 요즘입니다. 절호의 기회입니다. 가려는 곳이 확실히 더 좋은 점(입지)이 있다면 단점이 있어도 이사 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 부동산을 보는 시야가 더 넓어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전 그 이후로도 갈아타기를 했고, 투자도 했고, 지금도 또 갈아타기를 계획 중입니다. 아직 우리 아기들이 초등학교 가기 전까지 한두 번의 골든타임이 남아 있습니다. 



휴일에 오랜만에 시간이 널널해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썼네요. 매일 글 쓰는 거 진짜 힘든데 기록을 차분히 남길 수 있어 참으로 뿌듯합니다. 다들 부자 됩시다!


끝.

이전 17화 30대 신혼부부 영끌 갈아타기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