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전염병으로 세상은 요동치고 있으나 자연은 평화로웠다. 가지마다 연분홍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노란 산수유와 하얀 조팝나무 꽃은 산과 들녘에 만발했다. 하늘은 파랗고 청명했으며 거리엔 훈풍이 불었다. 그럼에도 사람이 사는 세상에는 근심과 걱정, 신음과 고통, 죽음과 그에 따른 공포가 두려움으로 엄습했다.
인류가 꽃피운 찬란한 문명도 무용지물이 되는 듯했다. 지진, 전쟁, 기근, 산불, 태풍, 홍수, 가뭄, 각종 사고, 전염병까지, 이러한 재난은 인간의 삶을 혹독하게 다룬다. 일상의 평온이 깨지고 정신은 불안해지며 미래에 대한 희망도 암담하다.
그러나 인간은 가슴에 심긴 사랑의 불씨로 꺼져가는 희망의 불을 지폈다. 팔을 걷어붙이고 재난의 현장에서 몸으로 물질로 성금으로 마음이 하나 되어 일상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서슴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재난을 극복해 왔고, 일상을 이어갔으며 다시금 희망의 미래를 향해 전진했다.
코로나 19 전염병을 맞아서도 마스크와 소독약이 필요한 사람에게 솔선 기부가 이어졌고, 의료진과 공무원은 사명감으로 헌신했으며, 국민 모두는 마스크 착용과 예방수칙 준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했다. 코로나 19 전염병의 확산 방지와 종식을 바라는 마음, 모두 간절했다.
사람은 언제나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 그럼에도 재난은 언제든 뜻하지 않게 불현듯 찾아온다. 물질에 타격을 주기도 하고,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며 마음에 견디기 힘든 고통을 안긴다.
결코 당면하고 싶지 않은 재난이다. 그럼에도 재난은 어김없이 삶의 평온을 할퀴며 인간 삶에 무엇이 소중한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평소에는 당연시했던 자연, 사람, 생명, 건강, 하고 있는 일, 일상의 소소함 같은 것들을 사라지고 잃게도 해,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무한 감사의 대상인지를 알게 한다.
그러면서 사람을 정련한다. 불순물을 제거해 정금을 만들듯이 사람의 내면을 다듬는다. 교만과 자만을 겸손과 신중으로, 유비무환의 정신까지.
그런 후, 가슴에 사랑을 발로시켜 소중한 것들을 지키려는 의지로 삶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갖게 하고, 이웃과 사회, 국가, 세계까지 돌아보게 한다. 정부의 지원, 국민의 자원봉사, 성금, 물품지원, 개개인의 규칙 준수가 재난 극복을 위한 사랑의 힘으로 모아진다.
그러고 보면 재난은 물질과 능력, 마음을 역량껏 나누고 서로 사랑하며 살라고 찾아오는 것 같기도 하다. 가슴속 사랑을 순환시키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자신을 사랑하고 남을 위하는 마음-이타심으로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소중하게 인식하며 새롭게 시작하라는 뜻을 담고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