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는 귀머거리
자식 사랑, 끝은 어디인가?
매일 목청 놓아 아침을 깨우고
밥 챙겨, 옷 챙겨, 준비물, 용돈 챙겨 학교 보낸다.
1년 중 거의 200일을 엄마가 하는 일이다.
초등학교 6년 1,200일, 중고등학교 6년 1,200일
손이 더 많이 가는 어린이집, 유치원을 빼고도
이후 대학을 빼고도
12년 2,400일의 일이다.
집에선 청소, 빨래, 삼시 세끼를 챙기는데도,
엄마의 젊은 날을 너희에게만 몰두하고 있는데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듣기 어렵다.
집은 너희에게 호텔인가?
엄마는 그 호텔 직원인가?
외국 나가보면 알겠지만
그냥 지나가도 '헬로'라고 인사하고
뭘 해줄 때마다 '땡큐' 소리를 연신 듣는다.
호텔에서 일하면 팁이라도 받을 수 있다.
미국에 있을 때, 부잣집 애들 조차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빈병을 모으고 팔아
용돈으로 쓰는 것을 보았다. 유럽의 귀족 자녀조차도
어릴 때부터 이런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호주 국적의 동서가 결혼하고 한국에 왔을 때
한국 부모들이 애들에게 아무 이유 없이 용돈 주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엄마가 주는 것에는 그 대가가 없는데도
엄마 말 한마디에 돌아오는 것은 으르렁거리는 소리다.
좋은 말도 싫은 말도 다 듣기 싫은 표정이다.
뭐 조금만 잘못돼도 오히려 서비스해 주는 사람을 원망한다.
호텔이라면 이런 손님에게 서비스만 계속하기는
곤란해 보인다.
아마 너희는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더 좋은 호텔 있으면 찾아보라고 하고 싶다가도
너희 작은 몸짓에 그래도 좋다고 웃는 엄마아빠가
너희들 곁에 있다.
이 얼마나 힘이 되지 않느냐?
그건 당연한 거라고?
다른 엄마아빠도 다 그렇게 한다고?
더 더 시간이 흘러야만 알게 되겠지만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당연하게 여길 뿐.
엄마에게 팁은 못 주더라도
'수고했어요', '고마워요' 한마디 하는
에티켓은 필요해 보인다.
밖에 나가서는 다른 사람한테
그렇게 친절하게 하면서
너희밖에 모르는 엄마에게는 왜 모진 것인지?
너희의 작은 뇌로도
이 정도는 참작해 볼만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