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랑자 Dec 03. 2023

엄마는 호텔 직원

중2는 귀머거리

자식 사랑, 끝은 어디인가?


매일 목청 놓아 아침을 깨우고

밥 챙겨, 옷 챙겨, 준비물, 용돈 챙겨 학교 보낸다.

1년 중 거의 200일을 엄마가 하는 일이다.


초등학교 6년 1,200일, 중고등학교 6년 1,200일

손이 더 많이 가는 어린이집, 유치원을 빼고도

이후 대학을 빼고도

12년 2,400일의 일이다.


집에선 청소, 빨래, 삼시 세끼를 챙기는데도,

엄마의 젊은 날을 너희에게만 몰두하고 있는데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듣기 어렵다.


집은 너희에게 호텔인가?

엄마는 그 호텔 직원인가?


외국 나가보면 알겠지만

그냥 지나가도 '헬로'라고 인사하고

뭘 해줄 때마다 '땡큐' 소리를 연신 듣는다.

호텔에서 일하면 팁이라도 받을 수 있다.




미국에 있을 때, 부잣집 애들 조차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빈병을 모으고 팔아 

용돈으로 쓰는 것을 보았다. 유럽의 귀족 자녀조차도 

어릴 때부터 이런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호주 국적의 동서가 결혼하고 한국에 왔을 때

한국 부모들이 애들에게 아무 이유 없이 용돈 주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엄마가 주는 것에는 그 대가가 없는데도

엄마 말 한마디에 돌아오는 것은 으르렁거리는 소리다.

좋은 말도 싫은 말도 다 듣기 싫은 표정이다.

뭐 조금만 잘못돼도 오히려 서비스해 주는 사람을 원망한다.


호텔이라면 이런 손님에게 서비스만 계속하기는 

곤란해 보인다.

아마 너희는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더 좋은 호텔 있으면 찾아보라고 하고 싶다가도

너희 작은 몸짓에 그래도 좋다고 웃는 엄마아빠가 

너희들 곁에 있다.

이 얼마나 힘이 되지 않느냐?

그건 당연한 거라고? 

다른 엄마아빠도 다 그렇게 한다고?


더 더 시간이 흘러야만 알게 되겠지만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당연하게 여길 뿐.

엄마에게 팁은 못 주더라도 

'수고했어요', '고마워요' 한마디 하는 

에티켓은 필요해 보인다.


밖에 나가서는 다른 사람한테 

그렇게 친절하게 하면서

너희밖에 모르는 엄마에게는 왜 모진 것인지?


너희의 작은 뇌로도

이 정도는 참작해 볼만하지 않은가?

이전 04화 국영수는 왜 배우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