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에르케고르] 6편. 시간은 어떻게 인간을 부르는가?

— 순간과 영원의 실존 철학

by 이안

1. 철학적 인트로 — 멈출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모래시계처럼 흐르는 삶 속에서, 우리는 늘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거나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염려합니다. 그러나 삶은 늘 '지금'에서만 이루어집니다. 키에르케고르는 이 짧은 찰나, '순간(Øieblikket)' 속에서 영원을 찾으려 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순간은 시간과 영원이 맞닿는 접점이다."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결단은, 계획이나 서사가 아닌 이 한순간에 달려 있습니다. 영원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그 순간이 올 때, 당신은 그것을 잡을 수 있는가?


2. 시대적 맥락 — 역사주의를 넘어 실존으로


19세기 유럽은 역사의식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헤겔의 변증법, 계몽의 진보, 근대 국가의 형성… 시간은 선형적으로 발전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키에르케고르는 그 흐름에서 벗어난 '실존의 시간'을 이야기했습니다. 그것은 연대기적 시간(chronos)이 아니라, 삶을 흔드는 찰나의 시간(kairos)입니다.


그는 인간이 진정으로 변할 수 있는 계기는 과거의 반성이나 미래의 설계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의 실존적 각성이라고 봅니다. 이때 '순간'은 단지 짧은 시간이 아니라, 존재 전체가 뒤바뀌는 존재론적 전환의 틈입니다.


3. 사상의 중심 — 순간의 구조와 영원의 개입


키르케고르는 『철학적 단편들』과 『순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신은 시간 안으로 들어오신다. 영원은 순간 속에 현현된다."


'순간'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무수한 점들 중 하나가 아니다. 순간은 시간의 점이 아니라, 시간과 영원이 만나는 '접속면'입니다. 인간은 그 순간에 결단할 수 있고, 자기 자신이 될 수 있으며, 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

순간은 기억이나 기대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실존의 눈앞에 갑자기 열린 문이며, 그 문을 통과할지 말지는 단독자의 책임이다. 이때 '영원'이란 끝없는 시간의 연장이 아니라, 한순간 안에 침투해오는 신의 현존입니다.

4. 철학의 전환 — 소크라테스와의 문답


소크라테스: "나는 사람들에게 말했지. 너 자신을 알라고. 그런데 그대는 어찌하여 그 짧은 찰나에 전 생을 건다 하는가?"


키에르케고르: "그 찰나, 그 '지금'이 아니면 언제 자기를 알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늘 미룰 뿐입니다. 하지만 존재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소크라테스: "그대 말은, 인간은 영원을 기다릴 수 없고, 오직 그 순간에 깨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군."


키에르케고르: "맞습니다. 순간은 자기를 지키는 자에게만 찾아옵니다. 영원은 찰나의 문을 통해만 들어오지요."


소크라테스: "내가 죽음을 앞두고도 담담할 수 있었던 까닭은, 그 순간이 내 철학의 최종 시험이라 여겼기 때문이었지."


키에르케고르: "그리고 저는 그 태도 속에, 진정한 '순간의 실존자'를 보았습니다."


5. 현대적 연결 — 무감의 시대, 각성의 순간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순간'을 놓칩니다.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무심히 흘려보내는 눈빛, '나중에'라는 말로 연기하는 삶. 하지만 그 나중은 오지 않습니다. 진정한 변화, 진정한 만남, 진정한 삶은 언제나 순간 속에서만 일어납니다.


키에르케고르는 '순간'을 통해 말합니다.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나를 부르는 것이다.

지금, 이 문장을 읽는 당신이 바로 그 부름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당신의 실존을 깨우는 시작일 수 있습니다.


6. 왜 이 질문이 중요한가


1)'순간'은 단순한 찰나가 아니라, 존재 전체를 변화시키는 실존의 지점입니다.
예: 평범한 날에 갑자기 찾아오는 결단의 순간—관계를 끝내거나, 용서를 선택하거나, 인생의 진로를 바꾸는 순간. 이때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절대적인 부름을 감지합니다.


2) 키에르케고르는 시간은 양이 아니라 질이라 말합니다.
실존은 시간 속에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특정 순간에 '깨인다'는 것입니다. 일상 속에서 의식적 정지를 시도해보는 명상, 호흡, 고독 속에서 우리는 이 '질적 시간'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3)'지금'이야말로 유일한 변혁의 기회입니다.
과거는 회상일 뿐이고, 미래는 기대일 뿐입니다. 실존적 선택은 항상 지금 여기에서 이루어집니다. 키에르케고르의 말처럼, 그 순간은 기다려주지 않기에—삶을 진정으로 바꾸고 싶다면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 합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신이 죽었다면,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따라, 키에르케고르와 니체의 사유가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합니다. 실존의 텅 빈 공간에서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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