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의 수명이 짧은 이유

문어(Giant octopus)는 다리가 8개 있는 연체동물로 다 성장한 것은 다리를 펼치면 길이가 약 3미터에 이를 정도로 상당히 큰 동물이다. 보통 동물의 수명은 그 크기에 어느 정도 비례한다. 문어가 그 크기에 비해서 3~4년 정도밖에 살지 못하는 것은 상당한 예외에 속한다.

문어는 왜 크기가 비슷한 다른 동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짧은 수명을 사는 것일까? 이는 문어의 번식 그리고 후손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어는 보통 약 15kg 정도 되었을 때 짝짓기를 하는데 평생 단 한 번 할 뿐이다. 짝짓기가 끝나면 암컷은 수심이 낮은 연안으로 이동해 해저 바닥의 조그만 바위 동굴 같은 곳을 찾아 동굴 안으로 들어간 다음 돌멩이로 동굴의 입구를 막아 버린다. 외부의 적으로부터 자신과 알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그런 후 암컷은 이 동굴 안에서 약 2만 개에서 10만 개의 알을 며칠에 걸쳐 낳는다. 그리고 알을 낳은 후 계속 바위 동굴 안에서 알이 부화할 때까지 알을 보호한다. 동굴 안에서도 어미 문어는 자신의 다리를 이용해 신선한 물이 알에 흐르게 하여 적당한 산소를 공급해 준다. 알이 부화되기 까지는 무려 6개월 정도가 걸리는데 어미 문어는 이 바위 동굴을 떠나지 않은 채 알이 부화될 때까지 그 오랜 세월을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6개월이 지나 알이 부화되면 입구를 막아 놓았던 돌멩이를 치우고 갓 부화된 새끼들이 동굴 입구에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준다. 부화된 새끼들이 입구를 통해 다 빠져나간 것을 확인한 후 어미 문어는 더 이상 힘이 없어 동굴 안에서 죽음을 기다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미 문어는 그 동굴에서 죽게 된다.

아빠 문어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빠 문어는 짝짓기를 한 후 힘이 다 소진되어 혼자 외로이 힘들게 근처를 돌아다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포식자에 대항하지 못한 채 잡아 먹히게 된다.

문어가 크기에 비해 상당히 수명이 짧은 이유는 바로 새끼들을 위한 희생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너무나 많은 자신의 에너지를 새끼들을 위해 한꺼번에 다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문어는 자신들의 새끼가 다 성장한 모습도 못 본채 일찍이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지구 상에 수많은 생명체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어미가 새끼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는 것이 생명체의 종에 상관없이 공통적인 것 같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다해 새끼들을 위해 희생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