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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은 빨리 사라진다

by 지나온 시간들

보통 구름은 하얀색이다. 왜 그럴까? 구름이란 다양한 크기의 물방울들이 모인 집합이다. 제각기 다른 크기의 물방울들이 모여 있게 되면 빛이 산란되는 정도가 다양해진다. 가장 작은 물방울은 파란빛으로, 조금 큰 물방울은 초록빛으로, 아주 큰 물방울은 빨간빛으로 산란시킨다. 이들 각각의 색으로 산란된 빛들이 전부 모이게 되면 흰색이 되어 구름은 우리에게 하얗게 보이는 것이다.


먹구름의 경우에는 보통 구름 하고는 다르다. 이 경우에는 커다란 물방울들이 더 많이 모여 있다. 커다란 물방울은 빛의 입사광을 더 많이 흡수하게 되고, 이로 인해 산란된 빛의 세기가 약해진다. 빛이 약해지는 관계로 먹구름은 어둡게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먹구름이 있는 상태에서 더 많은 물방울이 모이게 되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비가 되어 내리게 된다.


우리는 흔히 살아가면서 어려운 일을 만나게 되면 먹구름이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어떤 먹구름은 아주 두텁고 어두컴컴해서 우리에게 공포마저 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짙고 어두운 먹구름일수록 빨리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왜 그런 것일까? 짙고 어두운 먹구름일수록 더 커다란 물방울이 많다는 뜻이며 그 무게 자체로 인해 금방 폭우 같은 소나기로 쏟아져 내리게 된다. 많은 양의 소나기가 되면 될수록 그 어두컴컴했던 먹구름이 소나기가 끝난 후 완전히 사라지면서 햇빛이 쨍쨍 빛나는 하늘이 나타나게 된다.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이는 공기와 수증기의 수많은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예측이 불가능할 때도 있다. 갑자기 돌풍이 불기도 하고, 갑자기 멀쩡하던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와 폭우가 쏟아지기도 한다. 공기와 수증기가 움직이지 않고 항상 가만히 있는 그러한 일은 나타나지 않는다. 공기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지구 상의 그 어떤 생명체도 존재가 불가능해진다. 그렇기에 날씨는 항상 변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인생을 흘러간다. 그 과정에 수많은 조합으로 인해 많은 일이 일어난다. 햇빛 빛나는 날도 있지만, 구름이 잔뜩 끼는 날도, 폭우가 쏟아지는 날도, 엄청난 폭설이 내리는 날도 있다. 그렇게 변화무쌍한 것이 인생 자체다. 우리 인생에 있어서 먹구름이 다가온다고 해도 우울해하거나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영원한 먹구름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자연의 원칙이며 삶의 법칙이다. 짙은 먹구름일수록 금방 지나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시원하게 소낙비를 맞으면 된다. 비 한번 맞는다고 절대 어떻게 되지 않는다. 지난번 친구와 설악산 산행에서 내리 7시간 동안 거센 바람과 비를 맞으며 그 험한 산길을 걸었지만 감기 하나 걸리지 않았다. 먹구름은 그저 지나가면 끝이다. 이제 밝은 햇살을 즐길 준비를 하면 된다. 오늘도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내일은 분명히 밝은 햇빛이 빛날 것이다. 내일 밝은 햇살을 맞으며 바람 쐬러 갈 준비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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