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곳에

by 지나온 시간들

부모님이 연세가 들수록 내 마음이 무거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많은 세월을 함께 했건만 아쉬움과 미련이 끝없이 밀려오는 이러한 느낌의 근원은 어디인 것일까?


예전엔 부모님의 뜻에 아랑곳없이 나의 생각과 의지대로 살아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제 나의 뜻을 다 내려놓게 되는 것 같다. 요즘엔 부모님이 하자는 대로 부모님의 생각대로 그냥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따르게 된다. 나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냥 마음이 그렇게 변한 것 같다.


중용에 보면

“孝者(효자)

善繼人之志(선계인지지)

善述人之事者也(선술인지사자야)”

이는 “효도라는 것은 부모의 뜻을 잘 계승하여 부모가 하고자 했던 업을 잘 펼치는 것이다”라는 뜻이다.


부모님의 뜻하고 나의 생각이 다르더라도 사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안다. 내 고집을 부려봤자 엄청난 것도 없는데 예전에 왜 그랬는지 나도 너무 부끄러울 뿐이다.


이제 모든 것을 부모님의 뜻을 따르려 한다. 하라는 것을 하고, 하지 말라는 것을 하지 않는다. 비록 내 생각과 많이 다르더라도 그러한 말씀을 내게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 시간이 지나면 나에게 그런 말씀을 해주시기도 힘들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이제는 부모님의 뜻이 비합리적이고 모순이 보일지라도 그저 다 받아들이고 따르고 있다.


일단 그렇게 되다 보니 내 생각이 아무리 옳다는 생각이 들어도 미련이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할 뿐이다. 조금 더 일찍부터 이렇게 할 걸 하는 생각만 들뿐이다.


<늘 그곳에>


그곳에 항상 있습니다.

어제도 그곳에 있었고

오늘도 그곳에 있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항상 저를 지켜보며

매일 저를 걱정하며

늘 그곳에 있습니다.


힘들면 그곳을 바라봅니다.

아프면 그곳을 바라봅니다.

늘 그곳이 그립습니다.

늘 그곳이 있기를 바랍니다.


늘 있던 그곳이 사라지면

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무섭다.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 인간의 한계와 유한성을 너무나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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