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일까

by 지나온 시간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성철 스님은 왜 이 말은 하셨던 것일까? 내가 그분의 깊은 뜻을 알 수는 없지만 내 나름대로 가만히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뜻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내 생각이 맞지도 않을 수 있고 그 깊은 뜻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그 뜻을 알고 싶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내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A라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B라는 사람이 A에게 잘해주면 A는 B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B가 정말 멋있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가 B가 A에게 조금 서운하게 해 주면 좋은 사람이 갑자기 나쁜 사람으로 변해 버리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B를 나쁜 사람이라는 험담을 하기도 한다. C라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B가 C에게 A에게 한 것과 같이 똑같이 대해 주었는데 C는 B에게 그리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고 아마 다른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B에게 무슨 어려운 일이 있는지 궁금해하면 C는 B를 도와주려고 할 수도 있다.


B는 A나 C에게 똑같은 행동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A와 C가 받아들이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왜 그런 것일까? A와 C가 B를 보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B를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해 버리기 때문에 전혀 다른 결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즉 B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에서 보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가 생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거의 대부분의 것을 자신의 입장에서만 바라본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 안에서만 생각하고 판단하며 결정한다.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는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다. 스스로 잘못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모든 사람이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별로 없다.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을 하면 산이 물이 될 수도 있고 물이 산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한계가 있는 자신의 지식으로 모든 것을 인식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이지만 그에게는 나쁜 사람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는 나쁜 사람이 그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의 많은 문제가 생겨날 수 있다. 있는 것을 제대로 볼 수가 없는데 그다음은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한 문제가 계속 끊임없이 쌓이다 보니 주위의 사람이나 사물, 세상의 모든 일을 제대로 보는 사람이 드물 수밖에 없다. 즉, 모든 것의 본질을 제대로 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판단으로 그 모든 것의 본질을 스스로 거부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기에 산이 산이 아니고 물이 물이 아니게 된다.


자신이 강할수록 그러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 쉽게 말해 눈 뜬 장님이 되는 것이다. 산이 물로 보이고 물이 산으로 보이는 눈을 갖게 되고 마는 것이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로 볼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우리의 눈을 맑게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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