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의 ‘마이 첼시’가 문을 닫았다. TV와 담쌓고 살지 않는 국민이면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한 연예인이 주말에는 하루에 천만 원씩 매상을 올리기도 했다는 18년 된 식당이었지만, 코로나의 확산 이후 8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남대문에서 대를 이어 건강식품을 팔았고,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백 년 가게’ 인증서를 받았던 가게도 지난 9월 문을 닫았다. 외환위기도 금융위기도 모두 넘겼지만 손님이 뚝 끊겨서 오지 않는 건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한다.
이처럼 코로나의 확산은 어마어마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람들이 밖으로 돌아다니거나 사람 만나는 것을 무서워한다. 집, 사무실, 카페에서 PC, 노트북, 휴대폰으로 일을 하고 쇼핑을 한다. 식사도 배달이나 포장, 혼밥이 늘어나고 있다. 작년까지도 온라인 쇼핑이나 모바일 쇼핑이 활성화되고 있었지만, 올해 1월 코로나의 확산 이후 그 추세가 더 빨라지고 있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온라인에 더욱더 친숙해져야 한다. 업종이나 규모, 지역을 불문하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합하는 것, 휴대폰을 활용해 접속하는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이제 목숨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되었다.
사람 대신 인터넷과 휴대폰이다. 기존 일자리가 위험하다. 새 일자리는 얼마나 더 생길까? 코로나 이후 대학은 물론 초중고까지 오프라인 강의의 상당 부분이 ‘인강’(인터넷 강의,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어서, 학생, 주부, 선생, 교수 누구나 인터넷 강의에 익숙해져야 한다. 직장인 대상의 연수나 교육도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 공공기관의 경우에도 회의나 미팅, 세미나를 오프라인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하고 있다. 학원들도 ‘줌’과 같은 온라인 회의 및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지 못하면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을 수가 없다. 배달 앱을 활용하여 고객의 사무실이나 집 앞까지 음식을 전달하는 식당이나 식품회사가 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 찾아오는 고객에 집중했던 백화점들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한 고객들을 정성껏 모시고 있다.
누구나 ‘옴니 채널’(Omni Channel)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옴니 채널’이란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고객이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주문하고 배송할 수 있도록, 어떤 채널에서 접근을 해도 같은 매장을 이용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구축된 판매 시스템이다. 농업이나 제조업, 서비스업 등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기업 등 규모를 불문한다. 농어촌이나 중소도시, 대도시 등 지역도 불문이다. 코로나가 상륙하여 고객들의 발을 묶어 놓은 이후에는 ‘옴니 채널’을 구축하고 활용하여,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고객의 주문을 받고, 고객을 찾아 나서고,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할 수 있어야 살아남는다.
백화점도 변하고 있다. 콧대 높던 백화점조차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원하는 날짜 원하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본인이 직접 들고 가는 서비스(‘스마트 픽’)를 시작했다. 과거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백화점들이 지금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각종 혜택을 제공하면서 모시고 있다. 서점의 경우에도 그렇다.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배달을 받거나 직접 찾아가는 고객의 경우 정가의 10%를 할인해주는 식으로 우대하고 있다. 거꾸로도 가능하다. 양복이나 고급 의류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가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주문하는 것이 활성화되고 있다.
전통시장도 느릿느릿 바뀌고 있다. 배달에 힘쓰고 있다. 더 나아가 옴니 채널 구축에 힘써야 한다. 소상공인진흥공단 같은 공공기관이 정책적으로 지원해주면 전통시장의 변화가 조금 더 빨라질 것이다. 쇼핑 환경, 쇼핑 채널을 업그레이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유모차를 밀고 다니거나 아이와 함께 쇼핑하는 젊은 부부들이 주차도 불편하고 카드결제도 쉽지 않은 전통시장을 꺼리는 것은 일면 당연하다. 주차 시설과 쇼핑 환경을 개선하고, 제로페이나 계좌이체를 통해 휴대폰으로 결재하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뿐만 아니라 요즘 전통시장은 손님을 찾아가는 배달 서비스에 힘쓰고 있다. 2018년 강서구 화곡본동시장에서 처음으로 배달 앱을 선보인 이래 지금은 20여 곳의 전통시장에서 배달 앱을 사용 중이다. 서울의 광장시장, 개포시장, 둔촌시장, 망원동 월드컵시장 등 22개 시장은 쿠팡과 손잡고 음식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상인연합회가 중심이 되어 공동의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거나, 배달 서비스 활용을 독려해야,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생하고 기대했던 매출과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 또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이다. 이처럼 전국의 수많은 전통시장들도 코로나 확산에 따른 위기를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전통시장의 상황에 맞는 ‘옴니 채널’ 구축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야 전통시장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없다. 20세기에 우리가 알고 있던 중국은 잊어버려야 한다는 얘기다. 신선식품 ‘3㎞이내 30분 배송’으로 성공한 중국 업체가 있다. 중국 ‘알리바바’의 슈퍼마켓 체인 ‘허마셴셩’(Fresh Hippo)이다. 첨단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시킨 창고형 매장을 2016년 상해에 처음 개설한 이래 지금은 중국 전역에 25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휴대폰 앱이나 인터넷으로 신선식품이나 해산물을 주문하면 3㎞이내의 경우 오토바이에 싣고 30분 안에 배송해 준다. 결재는 이미 ‘알리페이’로 이루어져 있다. 오프라인의 창고형 매장에서는 무인 계산대, 총알 배송, 기계화된 포장과 운송, 즉석조리 코너 등을 통해 신개념 쇼핑과 유통을 경험할 수 있다.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을 통합한 ‘옴니 채널’을 구축한 허마셴셩은 코로나 이후에도 선방하고 있다.
결론은 ‘옴니 채널’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업종이나 규모나 지역을 막론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그리고 모바일까지 모두 통합한 판매 시스템을 구축해야 살아남는 시대에 살고 있다. 코로나가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