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 바퀴 달린 집, 캠핑카 ① 나의 캠핑카 시대
나의 캠핑카 시대
한국의 소비자가 원하는 이 시대의 캠핑카 산업은 어디로 어떻게 가고 있을까?
나는 이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이제부터 캠핑과 캠핑카에 대한 나의 견해들을 피력하고자 한다. 물론 여기에는 캠핑을 좋아하고 레저라면 누구보다 즐겼던 나의 젊은 시절의 경험이 한몫하고 있다. 나는 계절을 따라 자연에서 거니는 것을 좋아하고, 자연의 위대함에 거침없이 도전하는 것을 즐긴다. 이런 나의 자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가족이 생기면서 자연스레 캠핑으로 이어졌다.
생각해 보라. 같은 장소에서 시간의 흐름을 온몸으로 느낀다는 것을. 해가 뜨면 일과를 시작하고, 해가 지면 일과를 마치는 자연스러움에 대해. 오래 머물며 오래 보고, 자세히 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낮> 울릉도 관음도, 2020.08.19.
<같은 날 새벽> 울릉도 관음도, 2020.08.19.
캠핑카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면 10년전 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부터 불기 시작한 캠핑 광풍은 전국을 흔들어 놓았을 뿐 아니라 그 열기는 현재까지도 수그러들지 않고 더욱 고급화되고 브랜드화되어 거세 등등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캠핑 열풍은 몇 해 동안 지속되었으며 불모지였던 한국의 캠핑카 시장까지 들썩이게 만들었다.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갖고 싶은 캠핑카에 대한 로망이 한국 시장에서도 막연한 희망을 넘어 개인이 소유할 수 있게 대중화 되면서 한국의 캠핑카산업 또한 캠핑 광풍에 합류하게 된다.
한국소비자들은 캠핑카라 부르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모터홈이라 불린다. 사실 모터홈이란 이름은 한국소비자들에게는 매우 낯선 이름이다. 불리는 이름이 어떠하듯 뜨거운 여름날 뙤약볕 아래서 1~2시간쯤 텐트 치고 걷기를 반복해 본 캠퍼라면 웹서핑과 유튜브를 통해 만나게 되는 캠핑카는 즐거운 상상과 동경을 넘어 하나쯤 갖고 싶다는 생각을 매우 강하게 할 것이다.
나 역시 이런 광풍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나의 캠핑카는 2013년 소유하게 되었는데 성능보다 가격에 대한 현실적 타협점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이 크면서 전국의 많을 곳을 함께 다녔다. 캠핑카를 소유하게 되면서 짐을 싸고 풀고, 숙소를 잡고, 여행지를 미리 계획하는 여행의 번거로움에서도 벗어나게 되었다. 금요일 저녁 퇴근하면서 몸만 빠져나와 차를 타면 우리 가족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가다가 졸리면 자고, 일어나서 달리고, 달리다 힘들면 쉬다, 놀다, 먹다.. 이런 자연스러움이 생겼다. 라면 한 끼에도 즐거운 시간들이 만들어졌다.
가족 중 누군가는 책을 읽고, 누군가는 자전거를 타고, 누군가는 카약을 탄다. 경치가 좋은 곳에서는 산을 오르고, 바다에 들어가 서핑을 즐기기도 한다. 봄이면 봄꽃을 보러 남도로 여행을 가고, 여름이면 동해 바다로, 가을이면 단풍 좋은 곳에서 멍때리기를 좋아한다. 캠핑카는 우리가 생각하는 여행의 모습을 송두리째 바꿨다.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고, 고기를 굽던 전형적인 캠핑의 모습도 바꿨다.
나는 이런 캠핑카와의 시간을 여기에 풀어놓으려고 한다. 한국의 캠핑카 시장 분석과 함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