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 끝말잇기>
아이들과 여행을 갈 때 가장 힘든 일 중에 하나가 여행지까지 가는 긴 시간을 차 안에서 버텨내는 일이다.
차 안의 상황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찾다 보면 그런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가 있다.
<끝말잇기>
아이가 어릴수록 끝말잇기 규칙을 단어로 제한하면 게임 진행을 하기 어렵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거나 끝말잇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과는 단어, 문장, 형용사 등 제한을 두지 않고 진행하는 것이 말을 배우고 사용하기 좋다. 아이가 끝말잇기에 익숙해질 때쯤엔 단어만 사용한다거나 아이의 상황에 맞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가면서 놀이하면 된다.
차를 타고 가며 아이들과 끝말잇기를 하면서 사용하는 언어를 듣다 보면 아이가 현재 관심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그리고 끝말잇기를 할 때 어른들이 사용하는 단어를 아이들 수준에 맞출 필요는 없다. 그 단어에 대해 물어보면 설명해 주면서 놀이를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 천천히 진행하면 된다.
끝말잇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설명하는 방법보다는 끝말잇기 하는 것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다. 엄마와 아빠가 먼저 끝말잇기를 시작하고 중간에 끼어들어 아이가 단어를 이야기하면 아이가 말한 단어로 끝말잇기를 이어가 주면 좋다. 아이는 끝말잇기에 자신도 참여하고 있다고 느끼며 계속 관심을 갖고 듣고 배우게 된다.
우리 가족도 처음 차 안에서 끝말잇기를 시작할 때는 8살 아이와 엄마가 주로 했었다.
코코아-아파요!-요쿠르트-트럭-럭키-키다리아저씨-씨앗-앗!뜨거!-거위-위험해!
그런데 씨앗으로 끝날 것 같던 놀이를 끝말잇기를 같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4살 아이가 앗! 뜨거!로 이어갈 수 있게 하면서 차 안 끝말잇기는 활기를 더했고 그때부터 4살 아이도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끝말잇기는 꼭 차 안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아이와 함께 놀이하거나 자려고 누운 침대 등 어디에서나 함께 할 수 있다. 아이는 어휘력 향상을 위한 한글 교육이 아니라 이렇게 평소 즐겨 쓰던 단어들을 기억하고 이야기하면서 놀이로 자연스럽게 우리말을 배워나 갈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