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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박마차 Dec 15. 2020

눈이 오면 나타나는 제주도 눈썰매장

<제주도 여행-1100 고지에서 눈썰매 타기>

 눈 내린 제주도의 곳곳은 아름다운 눈썰매장으로 변하기 때문에 제주도에서 눈썰매를 타고 싶다면 눈이 내리기를 기다려야 한다. 제주도에서 눈썰매를 탄다는 것은 말 그대로 운이다. 운을 거슬러 보고 싶다면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날짜를 맞춰 여행 일정을 잡거나 제주도 겨울 한달살이를 하며 눈 오기를 기다리는 방법도 있다.


 올 해도 제주도에 눈이 많이 내렸다는 뉴스를 보면서 작년 이맘때쯤 2주 정도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를 떠올려 보았다. 2주는 짧지 않은 기간이었기 때문에 눈이 내려 줄거라 기대하며 차에 눈썰매를 실었었다.


  내가 서울에서 제주도를 간 방법은 두 가지 였다.

  1. 서울에서 김포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타고 가는 법-비행기를 이용해서 제주도에 갔는데 눈이 온다면 눈썰매는 제주도 마트에 가서 산다.

  2. 서울에서 자차를 이용해 녹동항으로 가서 차를 배에 싣고 제주항으로 가는 법-대부분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갈 때는 시간 여유가 있는 여행일 때 선택하는 방법이고 차를 가지고 가기 때문에 눈썰매는 차에 싣고 간다.


 제주도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리고 기대하던 눈이 내렸다. 우리는 바로 1100고지 휴게소로 향했다. 1100고지 휴게소가 내비게이션으로 찍고 찾아가기에 가장 쉬운 장소였고 아이들이 눈썰매를 타는 동안 함께 하신 부모님은 한라산 눈꽃을 구경을 하실 수 있어서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장소였다.

 그리고 눈썰매를 더 타기 위해 장소를 이동했다. 제주도에서 괜찮은 눈썰매 장소를 발견하는 방법은 한라산 주변을 돌며 길가에 차가 주차되어있고 눈썰매를 끌고 어디론가 가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이 먼저 차에서 내려 무심한 듯 그 사람들의 뒤를 쫓고 눈썰매를 타기 적합한 장소를 찾게 되면 차를 주차하고 아이들과 함께 오면 된다.


 그렇게 나는 모르고 그들은 알던 괜찮은 장소를 우리도 같이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찾은 제주도의 눈썰매장은 폭이 넓고 슬로프의 길이가 길어 아이들은 더 신이 났다. 그리고 1100고지 휴게소에 비해서 부딪힐 만한 것 없이 안전했다. 하지만 사람이 많아질수록 한 사람은 위에서 안전거리를 유지며 아이들을 내려보내고 한 사람은 아래에서 아이들이 내려오는 것을 살폈다. 제주도에서 눈썰매를 타면서 나를 긴장하게 한 것은 아이들이 다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요즘 서울에서 눈썰매를 즐기던 공원 한켠과 어느 대학교의 구석자리에는 이제 눈썰매 금지 현수막이 걸렸다. 우리 아이들이 놀 곳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었다. 아마도 안전사고 때문일 것이다.


 나는 아이들이 즐거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만큼 안전하길 바란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안전교육을 하지만 그 교육이 어린아이들에게서 완벽히 실천되기란 쉽지 않다. 안전한 장소를 찾고 주변을 살피며 아이들이 크게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끝까지 나의 몫이고 내 책임이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다양한 장소에서 즐거움을 얻고 있다면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내 아이들을 위해 수고하고 있음을 알고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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