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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박마차 Jul 19. 2022

017  마술 = 기술 + 미술 + 공연예술 !

마술은 예술이다!


  마술을 알기 전에는 과학과 마술은 서로 공존할 수 없는 상반된 분야로 생각했다. 과학은 믿을 수 있고 객관적인 사실이지만, 마술은 거짓이거나 전혀 객관성이 없는 착각이나 환상이라고 단정 지으며 바라보았다. 대부분 과학자들의 생각도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마술은 비과학적이라거나, 오직 속임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데는 그리 오랜 세월이 필요치 않았다. 흥미롭게도, 과학이 마술을 비과학적이라는 편견으로 멀리하는 동안, 마술은 끊임없이 과학의 원리와 법칙과 소재와 장치들을 활용하고 있었다. 마술사들은 보다 효과적인 마술을 위해서 과학이 필요했던 모양이다(이원근, 2006).

[네이버 지식백과] 알면 과학, 모르면 마술!! (KISTI의 과학향기 칼럼)          

 

 낯가림이 심한 아이가 "반장선거에 나가기만 해도 선물을 주겠다"는 부모의 유혹에 넘어가 선거에 나갔다가 참패를 하고 왔다. 하지만 얼마 후, 마술로 반 장기자랑에 나간 아이는 친구들의 투표로 1등을 했다. 부끄러움 때문인지 완벽주의적인 성향 때문인지 발표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만족한 기술을 마술 공연으로 표현하는 것엔 주저함이 없었다. 교실 앞으로 나가 발표를 하는 건 아직도 어려워하지만 아이는 마술을 매개로 자신을 나타내는 법을 배웠다. 친구들 앞에서 그럴듯한 멘트를 하고 자신의 숙달된 기술을 마술로 표현하며 공연했다. 아이의 마술공연을 본 담임선생님의 "학교 올 때 해리포터처럼 벽을 뚫고 오는 거 아니야!?"라는 말까지 들었으니 아이의 마술 열정에 기름이 부어졌다.


 아이가 마술에 관심을 가진지는 1~2년 정도 되는 것 같다. 마술에 성공하기 위한 아이의 노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마술이 단순히 속임수라는 말로 평가될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아이는 마술 공연을 통해 누군가를 속여 이득을 취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아이의 노력을 속임수라는 말로 평가절하 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나는 마술사는 아니지만 아이가 마술을 하면서 나는 마술인 연대로 묶였고 마술이 저평가되는 속임수라는 말이 좋지 않게 들리기 시작했다.     


 마술을 트릭으로 보느냐 예술로 보느냐는 그것을 연출하는 사람이 그것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에 무엇인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아이는 마술책, 니키의 마술도구, 방과 후 마술 수업, 유튜브 등을 통해서 마술을 배우고 반복해 연습하며 완벽에 가깝게 숙달시켜 공연했다. 그리고 마술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이며 놀라움과 신기함의 관심을 받는다는 것을 기뻐했다. 그런 아이에게     


 “마술은 예술공연이었다.”      


 친구들이 장기자랑에서 아이에게 많은 표를 주었다는 것은 속았다는 느낌이 아니라 예술과 기술에 감동을 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아이들은 예의 있게 마술 공연을 관람하고 그 노력을 인정했다. 요즘 아이들은 만화를 현실로 인지하지 않는 것처럼 마술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른 인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궁금해한다. 그리고 알지 못했을지라도 그 노력과 기술력에 감탄한다.   



 마술은 ·과학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반복적 기술의 연마와 미술을 포함하는 예술의 영역으로 퍼포먼스가 하나의 작품이 된다. 마술사들에게 마술의 기술은 비밀에 부쳐야 한다는 공공연한 원칙으로 남겨진 기록이 않아 마술이 학문으로서의 가치를 얻지 못했을 , 마술은 과학과 수학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수천  전부터 전해 내려 오는 것이므로 학문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최근에는 마술이 책이나 영상으로 다양하게 기록되고 있어 마술도 머지않아 학문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술에는 부피, 공간, 무게중심, 자력 등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순서, 패턴, 각도 계산 등에 대한 복잡한 수학 이론을 이해해야 할 뿐 아니라 그 이해가 몸에 익을 정도로 숙련되게 연습해야 한다. 종이에 쓰고 계산해서 답을 내는 방식으로는 마술을 할 수 없다. 수학을 표현하는 마술은 빠른 암기와 암산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문제지에 답을 적어 내려가는 차원을 넘어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공연할 수 있다.


 아이가 요즘 좋아하는 것은 카드마술이다. 두장이 한 장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과 순서 조합 등의 수학적 이론이 잘 합쳐져야 카드마술이 가능하다. 어렵고 복잡한 계산을 더 빠르고 완벽하게 암산하며 보여 줄 수 있다면 마술이 되는 것이다.    

 

느리면 수학 빠르면 마술이 된다!     



 수학은 자신의 내재된 관심이 없이는 지속하기 힘든 학문이다. 어려운 수학을 마술을 매개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호기심이 탐구의 핵심 동력이고 아이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싶다면 궁금하게 만들어야 한다. 아이 스스로가 궁금해하며 알고 싶어 하며 배우는 것, 그것이 부모와 아이 모두가 바라는 공부의 방법이다. 마술을 통해 수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책 안에서만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며 아이들이 일상에서 진짜 수학을 경험하며 학습할 수 있길 바란다.     


 나는 과학자, 수학자, 기술자, 예술가를 합해 마술사라고 부르기로 했다. 마술은 수학적, 과학적 이론에 기술을 더했고 그것을 아름답게 표현하며 예술로 승화시켰다. 내가 경험한 마술은 마술사의 손에서 탄생하는 예술 작품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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