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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청년의 마음이 세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좋겠다


대학생쯤으로 보이는 청년이 밖에 있는 자동화기기(현금인출기)에서 입금하다 장애가 나서 내가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은행 안으로 들어왔다.

카드로 2만 원을 입금했는데 입금은 안 되고 카드만 나왔다고 해서 같이 자동화기기에 카드를 넣어 거래내역을 조회해 보니 입금 처리는 되지 않았고 체크카드로 인출된  몇 건 보이고 청년의 예금 잔액은 1만 원도 채 안 되었다.

바깥에 있는 자동화기기는 은행에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외주를 주어 용역회사에서 관리하는 것이라 담당업체에 전화를 해서 출동해서 확인해 달라고 연락을 해주고는 잊고서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얼마 후 업무를 보면서 안에서 밖으로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청년은 밖에 서서 스마트폰을 보면서 담당업체 직원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까 전에 청년과 같이 거래내역을 조회해 본 내가 추측건대 2만 원을 통장에 입금해서 할인을 받으려고 꼭 체크카드로 결제를 해야 하는 상황인 듯싶었다.

나에게도 궁할 때는 큰돈이 되지만 평상시에는 대수롭지 않은 2만 원이 지금 이 청년에게는 무엇인가를 결제하기 위해 간절한 것이다.

자신이 일을 해서 벌은 수입인지 부모님께 받은 용돈인지는 모르지만 2만 원을 애타게 기다리는 젊음이 어딘지 모르게

애처롭게 보인다.

내가 그 청년에게 용돈을 줄 수 있는 부모도 아니고 내가 그 청년을 고용할 수 있는 고용주도 아니지만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나의 생각뭔가 조금이라도 마음을 열어 고 싶은 쪽으로 움직였다.

내 서랍에 넣어둔 나의 간식 미니 "자유시간"

마트에서 세일할 때 가끔 사서 사무실과 자동차에 넣어 두었다가 단것이 땡기거나 출출할 때 먹는 나의 최애 간식^^

모르는 누군가에게 아주 작은 선의를 베푸는 것도 섣불리 행동할 일은 아니지만 마음이 동하면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자기 합리적인 판단이 앞섰다.

그냥 주기가 좀 그래서 "기다리기 지루할 텐데 제 간식 하나 드세요"라며 멋쩍게 건넸다.

배부르게 먹자면야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 조그만 미니 자유시간 1개이지만 청년의 가슴에 작은 나의 따뜻한 기운이 조금이라도 번졌으면 좋겠다♡

내가 건네 자유시간으로 청년마음이 세상으로부터 조금이라도 자유로워지 좋겠다

 

어쩌면 청년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나 혼자 상상하고 판단하고 결정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엄습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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