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신 분이 많아서 그런지 이 동내 인심이 참 좋다.
어르신들이 뭐든 하나라도 더 주려고 한다.
특히 할머니들이(아니다, 나이 드신 고객들 중에 할머니가 80~90%다. 할아버지들은 술, 담배를 많이 해서 일찍 이별했나 보다.)
껌 1~2개
사탕 1~2개
귤 1개
박카스 1병
컨디션 1병
모과 열매 2~3개
중요한 것은 어르신들이 무슨 대가를 바라고 주는 것이 아니다.
당신들이 오면 빨리 해 주고 도움을 받기 위해 그런 목적을 가지고 주는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나의 일을 하고 있지만 내가 어쨌든 당신들에게 도움을 준 것에 대한 고마움에 대해 그들 나름의 감사의 표시인 것이다.
사람이란 게 사실 누구에게서 무엇을 받으면 받은 사람도 뭐라도 주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받으면 나도 뭔가를 하나라도 꼭 주려고 한다.
출출할 때 먹으려고 집에서 가져온 과자, 미니 초콜릿 등 나의 애지중지하는 간식들을 하나씩 챙겨준다.
가끔 사탕 1~2개 받고 과자 1개를 주면 수지타산에서 손해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ㅋ
어르신들 중에 가끔(2주에 한 번) 요구르트를 20개 정도 사다 주시는 할머니가 있다.
그럼 나는 또 직원들 하나씩 나눠주며 선심 아닌 선심을 쓴다.
어르신들은 내가 오기 전에 근무한 사람(그러니까 나의 사수)의 얘기를 자주 하신다.
내가 오기 전에 근무한 사람은 더 친절했다고, 그 사람 그만두었을 때 동내 할머니들이 모여서 울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웃기기도 하고 너무 정감이 가서 한참을 미소 지었다.(나도 그만두면 모여서 얘기하고 울려나^^)
어르신들은 힘이 들어서인지 은행 일을 보고 나서도 금방 가지 않고 앉아서 조금씩 쉬었다 가신다.
당신들 쉬면서도 나를 보고는 힘든데 앉아서 좀 쉬라고 자식 걱정하듯 매번 말씀하신다.(걱정 마세요, 저는 이게 제 일인걸요^^)
정이 참 많으신 분들이다.
이분들이 삶에서도 은퇴해서 은행에도 나오지 못하는 그런 시간이 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업무들이 은행 직원의 조작이나 도움 없이 혼자서 하거나 은행을 나오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지겠지!
그때는 나같이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도 필요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