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단독주택이라 외풍이 심해 겨울밤이 유난히 외롭습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손을 타나 봅니다
소변보러 일어났다 찬바람 들어갈까 봐 열린 내 방문 닫아주고 가는 아내의 발소리가 들립니다
소변보고 들어가다 문틈 사이로 바람 들어갈까 봐 수건으로 아내의 방문 틈을 가려주고 가는 제 모습도 보입니다
아내가 휴가 나온 아들과 낮에 호빵 데워 먹고
저녁에 제가 퇴근했을 때 먹어보라고 내미는 손
아침에 제가 출근한 후 혼자서 사과 깎아먹고 반쪽 남겨두었다가 다음날 새벽에 밥 먹고 먹으라며 냉장고에서 꺼내주는 손
자동차에 물건 가득 싣고 집에 도착해서 도와달라 말을 안 했는데도
제가 양손에 들 수 있을 정도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먼저 들고 가는 손
이런 것이 사랑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