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민수의 어머니는 아들이 축구를 좋아해서 체육공원에 자주 가서 공을 차는 걸 알고 함께 집에 가려고 일부러 체육공원 쪽으로 지나쳐 가며 퇴근합니다.
축구공을 가슴에 끌어안고 동생과 함께 아이들의 축구 경기를 구경하는 민수를 보았지만 오늘은 부르지 않고 '우리 아들은 축구가 저렇게 좋을까'라며 혼잣말을 하고 당신 먼저 집으로 갑니다.
어머니는 낮에 캐셔 일을 하면서 마트에서 세일하는 삼겹살을 사두고 아빠에게 먼저 전화해서 '오늘은 일찍 퇴근해서 아이들 좋아하는 삼겹살 먹고 축구장에서 아이들과 공놀이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화를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어느 정도 저녁을 준비한 후
'민수야 너희들 좋아하는 삼겹살 먹으려고 하니 동생 챙겨서 오렴, 오늘은 아빠도 일찍 들어오신다고 하셨으니 저녁 먹고 아빠랑 공 차러 가렴'하고 민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민수와 종수는 한참 경기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지만 삼겹살이라는 말에, 아니 어쩌면 저녁 먹고 아빠랑 공놀이한다는 말이 더 기뻤는지 집으로 부리나케 뛰어갑니다.
저녁을 먹고 나오면 얼추 시간이 흘러 잔디 축구장도 모두에게 개방될 시간이라 민수네 가족 3 총사는 모처럼 만에 맛있는 삼겹살에 저녁을 먹고 아버지와 함께 체육공원으로 갑니다.
아버지는 주로 골키퍼를 하시고 민수와 종수가 드리블하며 슈팅을 하는 공놀이를 합니다.
민수는 이 시간이 너무 좋습니다.
동생과 단둘이서 밤에 공을 차러 나올 때는 동내의 큰 형들도 많고 무서웠지만 지금은 아빠와 함께 공을 찰 수 있어 마음이 든든합니다.
잔디 축구장을 밟고 뛰어다니다 보니 낮에 본 또래 친구들처럼 자신도 멋진 유니폼을 입고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된 것처럼 뛰어다니는 것 같아 행복해합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공 놀이를 하다 보니 어느새 축구장 조명이 하나 둘 꺼지기 시작하면서 '이제 공 놀이를 그만해야 한다'라는 방송이 나옵니다.
더 놀고 싶고 아쉽지만 체육공원은 지역 주민의 취침을 위해 저녁 10시가 되면 축구장에 불이 꺼지고 공놀이는 금지가 됩니다.
민수네 가족 3 총사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