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그 남자의 장모가 무릎 관절 수술을 받았다.
약 10년 전에 한쪽 다리를 수술했었는데 지금 와서 나머지 한쪽 다리를 또 수술을 하게 된 것이다.
장인어른도 작년 겨울에 눈 길에서 미끄러져 고관절 파열로 고관절 수술을 했었다.
그 남자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또다시 고민에 빠졌다.
약 2년 전에 그 남자의 아버지가 치매로 몇 년간 고생하다 돌아가신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리고 그 남자의 어머니가 시시때때로 119 응급 차량을 불러 병원에도 자주 가고 조금만 아파도 동네방네 시끄럽게 소란을 피우는 모습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최근에 위험한 고민을 자주 한다.
"이혼" 수락
사실 그 남자는 아내한테도 남편 대접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장인, 장모한테도 사위 대접 제대로 받지 못하며 무시당하고 사는 게 억울하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거기다가 아내가 싸우다가 자주 하는 말 "억울하면 이혼해"라는 말을 한두 번도 아니고 자주 듣게 되니 여러 번 거슬렸던 참이었다.
오늘도 장인과 함께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여름 내내 농사짓던 밭으로 갔다.
겨울이라 농사는 짓지 않지만 아파트에서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것도 돈의 지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운동삼아 밭에다 음식물 쓰레기를 묻고 오기 위해 밭으로 가게 된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 통 3개를 물로 닦고 있는 장인의 옆모습을 우연히 보았는데 흰머리도 더 많아지고 얼굴도 푸석푸석해지고 기운이 없어 보이는 게 예전보다는 많이 늙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에 80을 넘었으니 이제는 늙어 보일 수밖에,
그 남자 몇 년 전에 치매 걸린 아버지가 본인과 주변 가족들을 힘들게 하고 떠나신 일과 엄마의 돌발적인 행동으로 가족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일들을 생각하니 장인, 장모도 이제는 어디 아픈 데가 더 생길 것이고 손이 많이 가야 할 나이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빠지다 보니 그동안의 벌어졌던 일련의 일들이 더 고민이 되며 그 남자에게 고스란히 닥칠 장인, 장모의 예견되고 반복되는 불투명한 미래가 걱정되는 것이다.
당신들이 나이 들어감에 따라 또다시 우리 보모와 같은 힘듦을 견디고 감수해야 한단 말인가?
아내가 싸울 때마다 그 남자가 투덜댈 때마다 툭하면 던지는 이혼하자는 얘기,
'이참에 못 이기는 척하고 그냥 이혼 승낙해 줘'
'그냥 질질 끌려다니면서 좋은 소리도 못 들으면서 이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불을 보듯 뻔한 돌보아야 할 사람들과 뒤치닥거리 할 시간이 더 많아질 텐데'
'그렇게도 무시를 당하면서 참고 살아온 과거도 현재도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야 할 내 인생이 불쌍하지도 않아'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는 중이다.
당신 같으면 어떻게 하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