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cbs 레인보우"로 라디오 방송을 자주 듣는다.
라디오는 들으면서도 다른 일을 할 수 있어 좋다나!
그 남자 tv는 거의 보지 않는다.
눈으로 화면을 바라보며 소리도 들어야 해서 생각과 영혼을 빼앗기는 것 같다나!
그래서 tv를 볼 바에는 차라리 가끔 영화관에 가서 눈과 귀와 마음과 생각을 집중해서 영화를 본다.
그 남자가 라디오를 즐겨 듣기 시작한 것은 아마 그 남자 최대의 방황시절(이 이야기는 나중에)에 자동차를 타고 밤거리를 헤매며 심취했던 "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22시~24시)"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늦은 밤 외로울 때 위로가 되어 준 감미로운 음악과 시간들,
그러나 그 방송은 그 남자가 최대의 방황시절을 끝내고 나이가 들면서 체력상 취침시간이 당겨져 그 남자의 취침시간(약 9시쯤)을 기준으로 본다면 늦게 시작하여 너무 늦게 끝난다.
1부가 끝나는 시간인 23시까지만 듣고서 잠을 자는 방법도 취해 보았지만 잠을 늦게 자면 다음날의 생활패턴에도 영향을 주어 어느 순간부터 청취하는 게 소홀해졌다.
아니 이제는 거의 청취하지 않는다.(허윤희 dj님께는 죄송)
그 남자 일찍 자는 대신 일찍 일어난다.
알람이 없이도 4~5시쯤이면 몸이 먼저 반응하여 일어난다.
아침에 6시 30분쯤 출근하면서는 "정민아의 amazing grace(6시~7시)" "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7시~9시)"을 들으며 출근하고 저녁 퇴근길에는 "박승화의 가요 속으로(16시~18시)"를 들으며 퇴근한다.
집에 오면 혼자가 아닌 단체(2명) 생활이라 청취불가.
집이 작아 내 방에서 들으면 거실에서, 다른 방에서도 다 들린다.
그렇다고 이어폰을 끼고 듣기는 싫다.
그러다가 주말이나 휴일에 단체(2명)가 아닌 혼자 있는 시간이 되면 "김정윈의 아름다운 당신에게(9시~11시)" "최강희의 영화음악(11시~12시)"을 들으며 글을 쓰기고 하고 오후가 되면 "박승화의 가요 속으로(16시~18시)" "김현주의 행복한 동행(20시~22시)"을 들으면서 다음 주 브런치 연재글들을 점검하며 조금씩 잠의 세계로 접근한다.
와중에 그 남자 고민이 하나 있다.
앱으로 방송을 듣다가 다른 일이 생겨서 그 일에 집중하려고 레인보우 앱을 종료하려다가 자주 망설인다.
이유인즉슨,
방송을 잘 듣다가 갑자기 앱에서 나가면 dj입장에서는 선곡이 맘에 안 들어서 나가나! 오늘 진행이 맘에 안 들어서 나가나! 등등 dj님이 맘 상할까 봐 쉽게 나가지 못한다.
헐~
그래서 그럴 때는 볼륨을 0(제로)으로 해 놓고 다른 일을 집중해서 한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이 끝나는 시간에 앱을 종료한다.
그게 dj님에 대한 예의라나,
웬 오지랖~
dj님은 알려나 이 맘을!
반드시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실수로 앱을 종료하기도 해서 다시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어떤 날은 내 기분과 방송에서 송출되는 음원과 멘트의 코드가 맞지 않은 날도 있고 그날따라 뭔가 준비가 덜된 방송이라고 느낄 때도 간혹 있다.
보이진 않지만 그런 날들은 가슴으로 느껴진다.
헐~ 민감하기는,
그런 날은 광고방송 나올 때 조용히, 아주 조용히 dj님 쉬는 시간에 조용히 나와 그 남자의 세계로 침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