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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

착각


나랑 반대편 신호등에 서 있는 사람들 중에
유난히 내가 서 있는 쪽을 주시하는 사람을 봤어

신호등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라

초록 신호가 바뀌자마자 뛰는데
정말 잘 뛰더라

마을버스를 잡아 타려고 70미터 정도를 뛰는 거였어

거의 마을버스 뒤편에 도착했을 때쯤
버스가 출발하려고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어


과연 탈 수 있을지
보는 내가 더 긴장했지 뭐야

버스는 이미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고
바쁜 출근시간대라 안 세워줄 줄 알았어


근데 버스 기사님이 세워 주시더라

힘들게 뛰어오는 걸 백미러로 봤나 봐

결국 타고 갔어
참 다행이라 생각했어

궁금한데
그 사람 기사님께 고맙다고는 말했겠지

혹시
자기가 뛰어온 거리만 대견해하며 거드름 피고 있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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