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 서럽도록 오랫동안 우는 이유가 있겠지?
9시에 은행 문 열자마자 들어오셔서 1시간 넘게 직원 앞에서 울고만 있는 고객이 있다.
대체 무슨 사연이길래,
지나가며 살짝 엿들어보니 보이스피싱을 당한 것 같다.
내가 어떻게 번 돈인데 하면서 애통에 하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서 하고 직원에게 도와달라고만 부탁을 한다.
그러나 직원은 도와줄 수가 없다.
이미 보이스피싱을 당한 당한 것은 직원이 어떻게 도와줄 수가 없다.
사후 관리업무만 처리할 수 있을 뿐이다.
옆에서 아들인 듯한 청년이 그만하고 집에 가자고 하는데도 계속 울 먹이며 직원에게 도와달라고만 한다.
그러기를 약 2시간 정도 지났을까,
아들의 만류에 못 이겨 그제서야 일어나서 가려고 한다.
혹시나 해서 가다가 다시 돌아와 직원에게 무슨 방법이 없냐고 또 물어본다.
안타깝지만 정말 방법이 없다.
이미 보이스피싱으로 돈이 다 인출되어 나간 것은 직원도 어떻게 도와줄 수가 없다.
몇백만 원이 순식간에 날아간 것이다.
얼마나 힘들게 번 돈이었으면 저렇게 애통해할까,
뭐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어른들은 공짜에 현혹된다.
커피 쿠폰 준다는 문자에,
상품권 준다는 카톡에,
당신들의 부모님께도 주지해 주세요.
쿠폰을 준다고, 상품권을 준다고, 캐시백 해준다고, 누군가 공짜로 무엇을 준다는 메시지는 보지도 말라고,
공짜로 돈 주는 카톡이나 문자를 궁금해하지도 말고 아예 못 보게 하시라.
엄마가 아들에게 "우리 이제 어떻게 하냐"라고 하소연을 한다.
아들이 옆에서 "엄마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라고 대답해 준다.
이제 정신 차리고 기운 좀 내서 집에 가서 밥 먹자라고 아들이 엄마를 달래준다.
듣고 있는 내가 더 눈물이 나서 못 참겠다.
왜 불행은 없는 사람에게 쉽게 닥치는 걸까, 없기 때문에 뭐라도 해보려고 혹하는 마음에 보이스피싱을 당한 것 같아 더욱 안타깝다.
그러나 나도 도와줄 순 없다.
마음으로만 위로할 뿐,
옆창구에선 뭔가 좋은 일이 있어 꽃다발을 들고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 곁에 2시간 동안 울다 나가는 사람이 있다.
그 기쁨이 반감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슬픔이 희석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두가 다 잘 되고 좋은 일이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