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을 하면서 제일 가슴 아픈 것이 있다.
대출을 상담하러 왔다가 30분, 길게는 한 시간(사실 이런 경우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자주 발생하지는 않는다) 정도 기다리다 지쳐서 그냥 가는 고객들이다.
특히 전세 대출은 일반 신용대출과는 다르게 먼저 와서 상담하는 고객들의 상담 시간이 길어지면 다음 고객은 많이 기다릴 수밖에 없다.
젊은 친구들이 신혼 전셋집을 얻으려는 건지 두 손 꼭 잡고 웃으며 들어왔다가 상담하고 기분 좋게 나가는 고객들을 보면 왠지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나 기다리다 상담도 못하고 힘없이 풀이 죽어서 돌아가는 고객들을 보면 내 업장이 무너지는 것 같다.
하루는 그런 일이 있었다.
젊은 고객이 기다리다 지쳐서 나한테 번호표를 주고 다음에 오겠다고 나갔는데 금방 그 번호표가 호출된 것이다.
너무 아쉽고 미안해서 쫓아가서 불러오려고 뛰쳐나갔다.
그러나 그 친구는 보이지 않았다.
젊은 친구였는데,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결혼해서 같이 살려고 신혼집을 알아보러 온 것일 수도 있었는데,
그런 날은 하루종일 마음 한구석이 저리다.
내가 조금만 더 기다려 보라고 잡았어야 하는데,
전세 대출을 상담하러 오는 고객들에게 몇 가지 팁을 주고 싶다.
은행에 입출금이나 계좌송금, 세금 납부 등 단순한 업무를 보러 오는 게 아니라면 특히 전세 대출을 상담받으러 오려면 가급적 날짜와 시간을 예약하고 오시기를 권한다.
예약을 하고 오면 특별한 변수가 있지 않은 이상 정해진 예약시간에 상담을 받을 수가 있다.
되도록이면 담당 직원까지 지정을 해서 예약을 하시라. 그러면 그 직원은 그 시간에 예약 고객님이 오실 것을 인지하여 기다리고 있다.
알아두면 정말 좋은 제도로 활용할만하다.
또 한 가지 설사 예약을 하지 못했다면 혼잡시간대나 직원들 식사시간대를 피하면 좋다.
대부분 영업점은 11시에 식사를 시작하여 14시경에 모든 식사교대(3교대라는 가정하에)가 끝난다.
이 시간대에 영업점을 방문해서 대출을 상담하겠다고 번호표를 뽑고 기다린다면 운이 좋아 먼저 온 대출 상담 고객이 없다고 해도 다른 업무를 보러 온 고객들도 있기 때문에 최소 30분은 기다려야 할 것이다.(최소 시간이다.)
더군다나 당신보다 먼저 온 고객이 자리에 앉아 상담을 받고 있거나 당신의 번호표 보다 먼저 와서 대기하고 있는 대출상담 고객이 있다면 당신은 마지막 직원들 식사교대가 끝나는 14시 이후에나 상담순서가 도래할 수도 있다.
쉽게 얘기해서 이렇다.
4명의 직원이 대출상담을 운영하다가 2명은 식사를 가고 2명이 상담을 한다면 당신의 순서가 늦게 돌아오는 건 당연한 게 아니겠는가!
만약 당신이 미리 예약을 못했는데 당신이 방문하려고 한 날짜에 예약 스케줄 등록이 마감되어 피치 못하게 예약을 못 했다면 가급적 오전 9시에 영업점이 오픈할 때 방문해라.
그러면 당신과 대출 상담을 경합하는 일찍 온 사람이 있다 해도 그렇게 오랜 시간을 기다리지는 않고 원하는 대출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 하나의 팁,
가급적이면 영업점 방문 전에 콜센터 등에 전화로 문의하여 필요서류는 완벽하게 준비해서 방문해라.
한 번의 방문과 상담으로 대출을 확정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방문해야 한다.
본인들이 받으려는 대출상품에 대한 사전정보도 미리 습득하여 직원에 버금가는 대출상품에 대한 지식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가끔 아무런 준비나 대출상품에 대한 지식도 없이 무작정 자주 방문해서 상담할 때마다 하나씩 보완해 가며 대출을 확정 짓는 고객들도 많다.
이 얼마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방법인가!
특히 전세대출 상담을 위해서는 고객도 주도적이 되어 자신에게 유리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사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아무쪼록 고객도 기분 좋게 상담하고 직원도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을 안내해 주며 서로 윈윈 하는 좋은 관계가 되었으면 한다.
누구나 당신이 아는 만큼 당신이 받을 수 있는 대출상품의 선택지는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