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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음


당신이 밭을 일구고 있는 위쪽의 땅에서는 도로를 낸다고 포클레인이 땅을 파서 흙을 다지고 있었습니다


동네 노인들이 하나같이 지팡이를 들고 나와서 구경하며 수군거립니다


밭이 국도에 편입된다고

도로가 생긴다고 좋아할 만한 일은 아닌가 봅니다


당신들의 수없이 밟았던 땅, 

당신들의 삶의 터전, 

당신들과 같이 했던 공간들이 사라지는 건 좋아할 만한 일이 아닌가 봅니다 


몇 달 전에 고속도로가 개통되더니 동네 곳곳에 이면도로가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합니다


삶의 터전이 야금야금 사라지고 있습니다

노인들의 모습도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노인들은 하루 밤 자고 나면 어디 밭이 사라질까 걱정입니다


옆에선 도로가 나건 말건 신경 쓰지 않고 노인들보다는 젊은 당신땅을 일구고 있습니다


당신도로가 나건 말건 신경 쓰지 않고 하루 해가 빨리 저물어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만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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