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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d off Jun 09. 2024

진로 이분법적 사고

재미와 안정 사이 진로 갈등

고등학교 첫 시험이후 말이 없어진 가연이

'나 학교 그만두고 춤 출래.'

소스라치게 놀란 어머니는

' 중학교때까지 성적이 좋아서 재미로 댄스동아리 하라고 했더니 학교를 그만둔다고. 어이가 없어서.'


'네 그러셨군요. 가연이랑만 이야기 좀 할까요?'


무시레기마냥 풀이 죽은 가연이는 탁자위에 놓인 사탕만 응시하고 말이 없다.


'말하고 싶을 때 말해도 돼.'


'저는 춤이 진짜 좋거든요. 하지만 춤으로는 돈을 벌수가 없고 엄마 말처럼 행정 공무원해야할 것 같은데.. 사실 공부는 하면 할 수 있지만 너무 재미가 없을 것 같고.... 댄서가 되자니 실력 좋은 사람들이 많고..'


많은 청소년들이 '재미있는'에 끌릴 나이라 '재미도 있으면서 돈을 버는'일을 하고 싶어한다. 지겹던 신입시절을 지나 일을 하면서 생계때문에 일한다 생각하지만 나름 인정받고 '성취감'을 알아낸 부모는 아이들의 말이 철없어 보인다.


"세상에 재미있는 직장이 어딨어?말이 돼?"


 이렇게 말하는 어른들은 사실 일해본 사람들만 아는 인정받고 결과가 좋아 마음이 풍선마냥 부풀어 오르는 재미를 알고 있어 계속 일한다. 거기다 좋은 동료와 만들어가는 연대감도 생기기 마련이다.

반면 어릴 때는 퇴근 후 지친 부모 모습만 보기에 일이 다채롭게 의미있다고 알기 어렵지 않을까? 그래서 아이들은 재미있는 취미, 신나는 일을 직업으로 하길 원한다.


청소년들은 종종 가연이처럼  '진로 이분법적 사고'에 빠진다. 사람은 어려운 결정전에 얼른 결정을 내리고 싶은 조바심이 생기는 데 이분법적 사고다. 대표적으로 짜장이냐 짱뽕이냐, 부먹이냐 찍먹이냐의 오랜 이분법적 갈등이 있다. 하지만 짬짜면이 등장하면서 논쟁은 다른 국면이 생겼고 면을 다양하게 즐기는 문화가 생겼다.


긴 인생에서 어떤 것들을 만날지 모르는 데 직업은 왜 재미와 돈으로 단순화 되는 것일까?


오히려 직업은 느닷없이 "상실"을 만나 방향을 상상하지 못했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저자 패트릭 브링리는 사랑하는 형이 죽고 슬픔을 잊고 살아내고자  미술관 경비원이 된다. 화려하지만 복잡했던 기자의 삶을 접고 단순하지만 자신을 편하게 이끌었던 미술관에 경비원으로 숨는 선택을 한다. 그는 10년을 미술관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형과의 이별을 천천히 애도하고 경비원이라는 단순한 일을 하면서 천천히 인생을 돌아본다.
 
나는 이분법적으로 진로를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둘 다 해보라고 용기를 주는 편이다. 다양한 이유로 마음 속 품은 무언가로 새로운 길을 내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아온 탓이다.

아이돌 연습생을 하다가 공무원이 된 사례를 기사로 본적이 있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좋아하던 노래를 못 부를 정도로 목이 망가져서 연습생을 그만두고 노량진 생활을 하면 공무원이 되었다고 한다. 공무원이 된 이후 연습생시절의 실력을 바탕으로 홍보하는 역할을 하며 재미있게 공무원 생활을 한다고 한다.


청소년기 진로 상담은  어느 한쪽으로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조바심 , 이분법적 이성 대신 상실, 고통, 건강 등의 이유로 하던 일을 그만두어야 할때 숨겨둔 열정을 꺼내 다시 길을 낼 수 있다는 '미괄식 사고'가 필요할지 모른다.


#진로이분법적사고

#진로상담

#나는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경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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