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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영어의 가장 큰 오해는?



엄마표 영어의 가장 큰 오해는?

인스타를 하다 보니 블로그와는 또 다른 다양한 엄마표 영어 방식을 만난다. 다들 정말 열심히 아이들 교육을 위해 달리는구나 싶다. 그런 분야에 내가 관심이 있다 보니 그런 사람들만 보이는 것이겠지만...

그중 제일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엄마가 영어로 아주 어린아이를 데리고 대화하면서 찍은 영상을 게시하며, 이렇게 엄마표 영어를 하면 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다. 아이에게 유창하게 영어로 말을 걸어주며 놀아주는 피드를 보고 이제 막 엄마표 영어에 발을 들이는 사람이 있다면, 아, 엄마표 영어는 저렇게 엄마가 영어를 유창하게 해야 하는구나 생각하지는 않을까.


나는 아이들의 성과가 조금씩 나면서부터 결혼 전에 알았던 지인들에게 엄마표 영어를 해보라고 권했었다.

하지만 그 애들 대부분 나에게 했던 말은,

"언니 나는 영어를 못해요. 그래서 엄마표 영어는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영어를 엄마가 할 수 있어야 엄마표 영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오해이다. 엄마가 교포처럼 영어로 놀아주면서 생활 속 언어를 가르쳐주는 방식은 당연히 효과적이다. 그것이 큰 영향을 준다지만 꼭 그렇게 영어를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우려가 되는 것이 있다면 그런 교포 엄마(혹은 그 수준의 엄마)의 방식을 배우려고, 매일같이 공부하느라 허덕이는 엄마표 영어는 할 필요도 없고, 제대로 된 방법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저는 이렇게 해서 '엄마표 영어'를 성공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건 비법도 아니고, 방법도 아니다.

나는 엄마표 영어를 3년 이상 진행한 지인들에게 농담처럼 이런 말을 한다. (이미 엄마표 영어를 해봤기에 그들에게도 이 얘기는 굉장히 웃긴 상황이기 때문에)

"나는 엄마표 한국어에 성공했어요. 그냥 한국어로 말을 걸어주고, 놀이할 때 써 주니까, 세 살이 넘어가면서 아웃풋이 팡팡 터지더라고요. 제가 어떻게 놀아줬냐면요. 이렇게 놀아줬어요."

우리는 모두 엄마표 한국어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건 비법이 아니라 너무 당연한 것이니까. 집에서 주양육자가 한국어로 계속 말을 걸면 당연히 한국어가 모국어로 성장하게 되고, 부모 중 한 명이 외국인이면 당연히 아이는 이중언어를 습득하게 된다. 우리 아이들에게 내가 딱히 노력하지 않았음에도 한국어가 늘었던 것처럼, 그게 '비법'이 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영어로 말을 걸어준다고 그들이 말해주는 주요 표현을 써 붙이고 달달 외워도 즉각적으로 언어는 튀어나오지 않는다. 그럴 시간에 '제대로' 이 길에 대한 방법을 공부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

핵심은 외워서 전달하는 몇 마디가 아닌 영어환경을 만드는 것에 있다. 엄마가 잘하지도 못하는 영어를 외워서 써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 정도로 쌓아줄 수 있는 인풋의 양은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그 방법이라면 엄마의 영어 한계가 아이의 영어 한계가 돼버릴 수밖에 없다.

영어를 잘해야 엄마표 영어가 가능한 것이 아니라, 엄마표 영어가 무엇이고, 아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언어를 습득하게 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하면, 누구나 엄마표 영어는 가능하다. 자칫 영어 말하기 능통자만이 가능한 영역인 것처럼 보이는 인스타 피드가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키는 것이 우려가 된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분들이 100명이 넘는데 교포처럼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그들의 아이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니 영어 말이 터지고, 글을 읽어내기 시작한다.  엄마표 영어는 영어 환경을 만들고 그 안에서 아이가 생활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한정적이고 일정한 문장을 외우는 데에 시간을 쓸 바에는

영어 그림책이나 공부하는 것이 훨씬 낫다. 한국에서 고등 교육 이상 받은 대부분의 엄마들은 영어를 말하지는 못해도 읽을 수는 있다. 능숙하게 읽기 위해서는 분명 연습이 필요한 일이다. 영어 그림책만큼 완벽한 문장과 다양한 어휘를 아이에게 노출할 수 있는 매개체가 없다. 외울 필요가 없으니, 엄마의 부담감은 줄어들게 되고, 아이는 엄마가 읽어주는 그림책을 통해 다양한 어휘와 문장을 습득해 나갈 수 있다.

일정 시간 DVD 보여주고,

소리 노출해주고,

영어 그림책이나 재미나게 읽어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아이는 영어를 습득해나간다.

이렇게 6개월만 꾸준히 해보면,

아이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출처 : Free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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