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돈을 벌 수 있구나
18년도 5월, 우여곡절 끝에 처음으로 사회인의 첫 발을 내딛었다. 쉽지만은 않은 취업준비 생활이었다. 나는 그 흔하다는 '수도권 대학'을 거쳐 '중소기업'으로 취직한 평범하디 평범한 취업준비생에 불과했다. 지금도 99%가 포함된다는 중소기업의 일개 사원일 뿐이다.
본격적으로 취업준비를 시작한 대학교 4학년 때에도 내가 정말 기업이라는 곳에 취직할 수 있을까 계속해서 내 자신에게 끊임없이 되물었다. 취업준비를 위해 찾았던 모교의 취업상담센터에서는 이 정도의 스펙과 학점으로는 어림도 없다며 나에게 취업에 대한 포기의 의사를 은근히 내비치곤 하였다. 항상 기운빠지는 상담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상담은 취업이 정말 쉽지 않겠구나, 취업은 현실이겠구나를 어느정도 느끼게 하는 각성의 시간이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시작한 본격적인 취준생활은 정말 말 그대로 "밑빠진 독에 물 붓기"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현실의 돈 벌기만을 위한 취업준비는 뭔가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을 그대로 가진 채 그저 "직원1"이 되기위한 하나의 발버둥에 불과했다. 남들이 하듯이 똑같이 컴퓨터활용능력을 취득하고, 토익 800점을 달성하고 이력서를 작성한지 75개가 넘어가는 동안 미친듯이 달려온 것은 아니었지만 얼추 평범한 취업준비생의 모습을 갖춰갔다. 밑 빠진 독을 가진 채 취업준비를 하며 고민했던 모든 것은 그저 내가 경제적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치부했다. 내가 그저 돈을 벌지 못해서 미래를 계획할 수 없고 그런 부분에 부족함을 느낀 것이라 확신했다. 경제적인 부분이 풀린다면 그 모든것이 해결 될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할 수 있다"를 외친지 어언 1년, 결국 남들이 우러러보는 그러한 기업은 아니더라도 월급날에 제때 월급이 들어오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다.
회사에 입사하면서는 모든 것이 풀릴 줄 알았다.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회사의 업무를 진행 할 내 모습을 상상하며 나는 좀 더 성숙한 어른이 되어있을것이라 생각했고 제때 들어오는 월급을 보며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