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글과 이어집니다.
그들이 보상을 받아가고 자리를 잡아갈수록 기존의 사람들은 점점 더 불만이 쌓여갔다. 하지만 현 상태에서 이 변화에 대해 그들이 내세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조용히 때를 기다리는 듯했다.
하지만 경력직 신입들은 점점 더 세를 넓혀 갔다. 그들은 회사 프로세스뿐만 아니라 회사의 성장을 위한 새로운 자격증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본인들이 제시한 자격증들을 취득해야 자신의 입지가 굳건해진다는 것을 안 것인지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엄청난 노력을 했다. 물론 회사의 입장에서도 발전에 큰 밑바탕이 되어준다니 굳이 말릴 필요가 없었고 오히려 엄청난 후원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들은 하나 둘 자격을 취득해가기 시작했고 회사도 그를 바탕으로 점점 매출을 높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기존에 있던 사람들이 정말 무능력하게 자리에 앉아만 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위기를 느꼈는지 아니면 기존의 프로세스로도 충분히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지 모르겠으나 자신들이 기존에 해왔던 과정으로 매출을 견인했다. 비록 기존 매출을 넘어서지는 못하였으나 회사를 지속시키기에는 충분한 매출을 기록했다. 아무리 새로 온 사람들이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해도 기존 사람들의 매출 비중을 넘기기에는 턱 없이 부족했다.
이 사이에서 대표는 큰 고민을 하는 듯했다. 기존에 인물들에는 강한 믿음이 있었다. 이들은 절대 회사를 나가지 않으리라는 강한 믿음. 하지만 새로 온 경력직 신입들에게는 그런 믿음이 아직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의 능력을 잘 활용한다면 회사는 엄청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대표는 두 가지 전략을 세운 듯했다. 첫째로 기존 인물들은 윗 직급으로 계속해서 놔두고 그 아래에 경력직 신입들을 조금씩 배포했다. 고인물들은 팀장 혹은 본부장으로 승진하거나 새로운 팀의 팀장이 되었고 그들 바로 아래 직급으로 새로운 경력직 신입들이 자리를 잡았다. 둘째로, 아예 새로운 인물들을 모아 팀을 만들었다. 그들이 으쌰 으쌰 하는 모습이 오히려 기존의 사람들에게 자극이 될 것이라 생각한 듯했다. 그들이 모인 팀에는 다양한 직급들의 경력직 신입들이 모였다.
그 속에서 기존 세력과 신흥 세력 간의 다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새로 온 세력들은 1년 정도 지나고 나자 얼추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대표가 아예 새로운 팀으로 묶어놓은 쪽은 세력 확장의 기세가 달라졌다.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자격을 더욱더 많이 취득하기 시작했고 회사의 명성마저 달라지기 시작했다. 기존에 있던 사람들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본인 아래에 있는 신입과 합세하여 팀을 이뤄 대응하거나 본인이 직접 그 세력 확장에 태클을 걸곤 했다.
문제는 그 아래에 있던 생 초짜 신입들과 나 같은 중간 직급들이었다. 그들의 세력다툼 속에 우리는 굉장히 혼란스러워졌다. 어느 날은 이 과정에 참여했다가, 또 다른날은 갑자기 그 과정이 없어지거나, 혹은 왜 참여했냐며 하지 말라고 혼이 나는 등 그 둘의 싸움의 파편에 맞는 횟수가 빈번해졌다.
특히 나같이 고인물 아래에서 신입부터 성장해왔던 중간 직급들은 퍽이나 난처했다. 팀장과 같은 고인물의 입지가 좁아지는 모습이 우습고 통쾌하면서도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칼이 어떻게 나타날지 몰라 항상 긴장해야 했다. 그들이 찌르는 칼에 괜히 할퀴어지지는 않을까 맘 졸이는 날들이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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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온 돌이 박힌 돌과 부딪힐 때 3 : https://brunch.co.kr/@judy-kim/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