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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다약시 Jun 21. 2021

출입구로 구분하는 회사의 특징

이제 출입구만 봐도 얼추 느낌이 온다.

출근하기 위해 회사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속에 있으면 다양한 회사들의 출입구를 구경할 수 있다. 조그마한 스타트업부터 큰 중견기업까지 모든 회사들의 출입구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그 출입구를 보면 어느 정도 인구구성이나 회사의 설립년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여러 면접을 거치면서 다양한 회사를 방문해본 경험과 다양한 고객사와의 소통을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나만의 데이터베이스인 것이다.


어느 날은 그 차이점이 재미있어 점심시간에 회사 건물의 모든 층수의 출입구를 구경한 적이 있다. 물론 엘리베이터 안에서만 힐끗 보고 말았지만 그래도 각 문마다의 차이점은 분명했다.


일단 흥미로웠던 점은 설립년도가 낮거나 젊은 사람이 많을수록 회사의 입구가 화려했다. 인테리어가 밝은 느낌을 주었다. 블랙의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조명과 회사의 로고로 포인트를 주곤 했다. 그리고 내부를 살짝 들여다보면 배경은 각양각색이었지만 거의 화이트톤의 가구가 주를 이루었다. 넓은 테이블에 모니터들이 여러 개가 있고 그 책상을 나눠서 한 팀들이 사용하는 느낌이었다. 또한 회사 로고는 검은색이나 화이트가 많았고 색이 2개 이상 들어가는 경우는 잘 없었다.


반대로 설립년도가 높거나 연령대가 높을수록 인테리어는 단순했다. 밝은 느낌보다는 절제된 느낌이 강했다. 조명이나 배경도 화이트나 블랙톤보다는 브라운이나 우드톤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조명 또한 마찬가지였다. 로고 또한 컬러를 많이 사용했다. 안에 가구들도 체리색이나 브라운톤의 책상을 많이 사용했다. 그리고 개인 공간이 확실했다. 오히려 그게 신기했다. 나이가 들수록 개인 공간이 꼭 필요한 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나름대로의 분석을 하면서 회사에 대해 맞추는 재미를 느꼈다. 예상을 하고 고객사와 소통을 하게 되면 나름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해하게 되는 무언의 힘이 생겼다. 그리고 가끔 출근하는 사람들의 어깨나 분위기를 보며 이 사람이 몇 층으로 출근할지를 맞추는 것도 나름 소소한 재미이다. 


우리 회사는 전자일까 후자일까. 


나는 이미 물들어 객관적인 시각을 잃어버려서 잘 모르겠다. 누군가가 이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 회사를 보고 말해주면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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