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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e Park Aug 14. 2023

3일

태풍처럼

오늘은 태풍이 불었다.

무서운 얼굴로 나타나 포근하게 안고 사라진 기분이다.

감정은 태풍 같다. 태풍처럼 스치고 사라진다.

태풍 속에서는 속수무책이다. 태풍은 무심하다. 사람들이 다치고

나무가 뽑히고 물에 잠기고  불안에 떠는 건 본인들의 사정일 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태풍이 잔잔해지기를 기다리는 것.

태풍의 눈이 사라지고 나서야 스쳐간 자리가 보인다.

태풍일 땐 모른다.  


“내가 미안해 너무 아팠겠다.” 후회와 사과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조금 편해진다.

예고되지 않는 태풍이 찾아올 때 나는 태풍 위 어딘가서 바라보는 창조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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