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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승무원은 ‘뒷담화’에 이렇게 대응합니다.

뒷담화에 휘둘리지 않고 인맥 지키는 법

by 비행기모드


“말 조심하세요.”


어느 회사를 가든, 선배들에게 들었던 조언입니다.

직장에서 서로 할 말이 없을 때, “그거 알아요?”하며 누군가를 물고 뜯고 씹는 대화로 공통의 화제를 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화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 그 뒷담화에 동조하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내가 하지 않은 말이 와전되어 나의 평판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언젠가는 내가 다른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는 일도 생깁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뒷담화에는 호응하기 싫은데 누군가의 하소연에는 리액션해줘야 할 때,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까요?



1. “아유.. 너무 힘드셨겠어요..”

뒷담화의 대상이 되는 사람을 같이 비방하지 않고, 그 사람의 감정에만 공감하는 방법입니다.

뒷담화를 늘어놓는 화자의 의도는 대부분 ‘나 이렇게 힘들었어. 근데 이렇게 힘든 상황을 내가 이끌었다니까? 대단하지? 공감해 줘 ‘ 를 바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공동의 표적을 정해 같이 욕하면서 친밀감을 형성하려는 의도일 때도 있지요. 하지만 그럴 때조차도 화자의 심리는 ‘그 사람보다 내가 더 힘들었고, 내가 낫다는 것을 인정해 줘.’라는 인정 욕구가 기저에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누군가의 뒷담화를 들었을 때, 힘들었던 그 사람의 상황, 그 사람이 느꼈던 부담감과 책임감을 인정하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려고 합니다. “아유.. 너무 힘드셨죠?”, “헤엑... 어떻게 그걸 하나요?” , “와.. 진짜 그런 상황에 ㅇㅇ님 안 계셨으면 어쩔 뻔했어요!”라는 말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2. “저라도 더 도와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혹은 “오늘은 저라도 잘 도와드리겠습니다. “

이 표현은 화제의 대상을 ‘나’와 ‘현재’로 전환하는 방법입니다. ‘너를 힘들게 한 그 사람이 잘못됐어’라는 시선으로 비방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너를 힘들게 하지 않기 위해 나도 더 노력했어야 했는데..’라는 의도로 말을 하면, 상대방은 ‘앗, 내 의도는 그게 아닌데? 네 잘못은 아니야!‘라는 뉘앙스로 태도를 바꾸게 되고, 뒷담화를 털어놓다 멈칫하게 됩니다. 내가 털어놓는 뒷담화로 인해 내 말을 듣는 청자가 책임감이나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겠지요. 그리고 화자가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말을 멈췄을 때, “오늘은 제가 더 많이 도와드릴게요. “ 혹은 ”오늘은 편하게 일하실 수 있도록 제가 더 노력해 볼게요! “라는 말을 덧붙입니다. 과거에 대한 하소연을 현재와 미래에 대한 격려로 전환시켜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가려는 의도입니다. 내가 상대방을 위하고 있다는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어필할 수 있어 아부용(?)으로도 좋은 멘트입니다.


3. “아마 그분은 ~이러한 이유로 그러신 것 같은데, ㅇㅇ님 입장에서는 곤란하셨을 것 같아요.”

뒷담화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불쌍하기도 하고, 이해가 가는데, 억지로 뒷담화에 동조해야 하는 듯한 분위기를 경험해 보신 적도 있으실 겁니다.

그럴 때 저는 한 사람의 편만 들지 않고, 두 사람의 편을 모두 들면서 각각의 입장과 의도를 은근슬쩍 언급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선배 A: "아니, 아무리 신입이어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실수를 할 수가 있어? “
나: “에구.. 의외로 신입 때 그런 업무를 많이 해볼 경험이 없다 보니 그랬나 봅니다.
그런데 리더인 ㅇㅇ님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생기면 충분히 힘드시고 곤란하실만합니다 “


이렇게 각각의 입장 모두를 충분히 공감한다는 뉘앙스로 양쪽의 입장을 이야기합니다. 다만, 이 화법은 자칫하다가 “너 지금 ㅇㅇ 편드는 거야?”라는 말을 들으실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내가 대변하는 입장이 한쪽으로 치우 지지 않도록 더욱더 조심스럽고 세심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며 뒷담화를 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뒷담화에 휘말리지 않으면서도 동료들과 유연한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말 한마디로 관계의 방향성을 주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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