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가 아니랍니다.
나는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그런지 몰라도 아이들의 대학, 사교육, 진로에 대해 큰 긴장이 없다.
하지만 방학에 한국에 다녀온 엄마들 이야기 들어보면
'너무 내가 안일했다.'
'지금 한국애들은 수학을 여기까지 하던데, 우리 아이는 너무 뒤처져 있다'
'우리 아이들은 너무 놀고 있다'
등의 걱정을 나눈다. 외국인들도 인정하고 익히 잘 알고 있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과 경쟁...
현재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는 내 아이 들은'잘' 놀고 있다.
너무 해맑게 놀러만 학교 다니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하교 후에도 별다른 사교육 없이 또 논다. 주말에도 논다. 국제학교 초기에는 이렇게 놀아서 되겠나 싶어서, 아이들을 다그치며 한글도 가르치고 수학 학습지도 풀렸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목적 없이 계속하라고 다그치는 나도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를 못 찾겠어서 지금은 그 긴장의 끈을 잠시 놓은 상태다. 대부분의 주재원 가족들이라면 이곳에서 국제학교 학습분 아니라 몇 년 후면 돌아갈 한국의 교육까지 준비하느라 바쁜 학생과 부모님들 보았다. 나도 갈팡질팡 하던 내 마음을 딱 이 두 가지로 정리를 한 후에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내 아이'에 대해 큰 걱정을 놓기로 했다.
자 그러면 국제학교 다니면서 진짜 남는 건 뭘까? (전지적 나의 주관적 시점)
' 오늘 하루도 잘 놀았구나.' 아이들 하교 후의 나의 질문은 '오늘 뭐 배웠어?'가 아니다.
' 오늘도 재미있게 잘 놀았어?'
친정부모님이 오셔서,
'오늘은 학교에서 뭐 배웠냐?'라는 질문에
아이들이 대답을 못했던 생각이 난다.
이렇게 어렸을 때 단련한 기초체력이 앞으로 나의 아이들의 삶에 가장 튼튼한 뿌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는 정말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있다. 하루는 아이가 피카추를 일본어로 적어오기도 하고, 일본어도 배워온다. 다양한 나라의 친구 집에 초대받아 그 나라 음식도 먹어본다. 학교에서는 1년 중 가장 큰 행사로 UN행사를 하는데 거의 3일 동안 나라별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느냐고 아이들은 바쁘다. 생김새, 문화 등이 다 다른 이렇게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보는 경험을 이 시기에 해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이슬람 문화권인 나라에 살고 있어 타 종교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느꼈다. 외형이 모두 다른 친구들과 경계 심 없이 스며들고 같이 친구를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내 아이의 자산이 아닐까 싶다.
둥이들 또래 한국에 있는 친구들을 보면, 둥이들보다 영어 쓰기를 정말 잘하고 국어 받아쓰기 읽기도 잘한다. 내 친구들이 올리는 인스타를 보다 보면 '역시 교육은 한국'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래서 내 아이도 저렇게 해야 하는데... 하면서 나도 스트레스받고 아이들도 스트레스받게 하던 적도 있었다. 1년 반의 국제학교 생활을 해보며 생각을 정리해본 나는 '국제학교 다니면서, 해외생활하며 얻는 것은 영어가 아니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영어는 어쩌면 한국에서 한국 시스템으로 영어를 배운 아이들이 훨씬 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내 생각은 아마도 미취학 ~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부모라면 공감하실 수도 있고, 고학년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공감하기 어려우실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아이들 연령의 부모들도 한국 돌아가서의 교육을 이곳에서부터 계속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그러시지 않으셔도 된다는 나의 작은 소견을 나누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