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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feel co Sep 08. 2023

내 가치를 올리는 사소한 일

 동남아에서 나를 일으키는 일.

아이들 개학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서야,  나의 작은 루틴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내 성취감을 맛보며 살아가는 것이 내 삶의 즐거움이었는데,  이곳에서는 딱히 내 성을 맛볼 기회가 적다. 그렇다고 침대에 누워서 스크롤을 위아래로 올리다가 하루를 마치기엔 나의 시간이 너무나 아깝다. 그렇게 벌써 삼 년이라는 주재원 와이프의 생활이 되어가면서, 무기력과 활력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놓치지 않으려 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운동과 언어공부이다. 



1. 운동 ( 골프, 킥복싱...)


인도네시아에서 나는 걸을 일이 거의 없다. 이곳 자카르타는 인도를 찾기가 어렵다. 걷다가 내 목숨이 위태위태해지는 느낌이 든다. 차에서 내려서 집으로 집에서 차로, 또 차를 타면 바로 집이다. 하루 내가 얼마나 걸었는지 확인해 보면, 2km ~ 4km 사이이다. 앉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다. 공원도 찾아보기 힘든 이곳에서 내가 유일하게 몇 시간을 걸을 수 있는 건 '골프'이다. 

골프를 막 시작했을 때는 18홀을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냐며 카트 타는 것을 고수했다. 이제 골프 3년 차가 되어가면서 카트 대신 18홀을 걷는다. 무자적 4시간을 걸으라면 흥미가 덜 할 텐데, 목적이 있는 4시간의 걷기는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른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인과 매주 1회 킥복싱은 내 삶에 큰 활력소이다.


그리고 최근에 시작한 '킥복싱'은 나의 삶에 새로운 활력소다. 30분간 심장이 터질 듯 인터벌 운동을 하고, 후에 30분 선생님과 같이 훅을 날리고 발차기를 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한 시간을 비 오듯 땀을 흘리고 나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다. 이렇게 두 가지 운동을 하지 않았으면 내 몸도, 마음도 온전치 않았을 것 같다. 


2. 언어공부


아이들을 침대에 눕히고, 내가 책상에 앉아서 언어를 공부하는 건 큰 열심히 필요하다. 하루종일 익숙하지 않은 인도네시아어에 내 오감을 다 써서 이해하며 살기도 빠듯했는데, 책상에 앉아서 영어나 인도네시아어를 공부하겠다는 건 정말 큰 결심이다. 취업이나 대학입학처럼 커다란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지금 당장 영어를 잘하고 싶은 이유가 국제학교 엄마들과 원활한 소통이라면 꾸준한 영어공부는 쉽지 않다. 피곤하거나 힘들거나 하고 싶지 않으면(안하고 싶은 이유는 3초만에 만들 수 있다.)  당장 그날이라도 멈춰버리는 것이 엄마들의 언어공부다. 영어를 사용하기 싫으면 그냥 외국엄마를 내 지인으로 안 만들면 그만이다. 하지만 내 아이를 국제학교 보내면서 그런 선택은 여러모로 주재원 엄마로서 모순이 따른다.

그래서 내가 언어공부를 그래도 꾸준히 하게 만드는 장치가 있다. 바로  화상영어를 매주 1회- 2회 일부러 예약하는 것이다. 미리 예약을 해두었기 때문에 당일 나의 마음에 따라 취소할 수도 없다.(아까운 내 수업권만 차감되니까..) 

누워서 쉬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책상에 앉아서 외국인과 40분을 이야기하고 나면 '아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주재원 엄마라면 하루종일 아이 이야기, 학교이야기, 작은 일상생활 이야기에 하루종일 지쳐있다. 하지만 이 시간동안 만큼은 튜터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내가 고른 주제와 관련해서 나의 생각을 담은 이야기를 쭉 하고 나면 마음과 정신이 디톡스 되는 기분이다. 나에게는 화상영어가, 영어를 넘어서 나의 가치가 올려준 느낌이 든다. 여러 다른 플랫폼의 영어를 계속 시도했지만 내가 4년 가까이 꾸준히 하는 플랫폼은 링글이다. 그날 튜터랑 나눴던 질이 높은 대화는 그다음 날 이곳에서 친한 엄마에게 전해주곤 한다. 





주재원 엄마로, 와이프로 살다 보면 '나'의 영역이 점점 좁아진다. 또 몇 시간이면 소식이 닿을 이 좁은 한인사회에서 나의 존재감을 아주 작고 작게 만드는 것이 익숙해진다. 그렇다 보면 E형이었던 내가 점점 집안에서 있는 것을 선호하는 I가 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나를 조금이라도 성장시키는 일, 혹은 한국에 있을 때 맘껏 할 수 없는 운동을 부담 없이 즐겨보고 나의 가치도 올리는 작은 경험을 꾸준히 만드는 게 중요한 거 같다. 





혹 주재원 생활하면서 영어에 대한 고민. 국제학교를 다녀도 늘지 않는 내 아이의 영어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링크를 달아두어요. 제가 링글을 4년 이상 해왔는데 기타 다른 화상영어와는 다른 재료와 피드백에 꾸준히 하고 있어요. 주재원 엄마, 그리고 동남아시아에서 국제학교 보내며 부족한 내 아이의 영어와 진로상담도 가능하다고 하니, 필요하신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링글 틴즈] 1:1 맞춤형 상담/무료 체험 안내

     https://open.kakao.com/o/se2XNH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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