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힐링을 위한 문학으로 글쓰기 - 1기
본전생각, 인간이라면 누구나가 돈 낸 값어치만큼 얻고 싶어 하는 게 당연하다. 나만 그런가? 안 그런 척하고 살뿐이다. 신이 아닌 이상. 물론 지금은 익은 과일처럼 충분히 조율을 하면서 살고 있지만, 그때는 덜 익은 과일처럼 떫었다. 지금 생각하니 참 미숙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고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기 때문에. 이 경험을 토대로 반면교사를 삼아 말실수를 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살고 있다.
미숙했던 나의 과거로 흘러간다. 나도 누구 못지않게 계중모임이 많다. 그중 남편과 관련된 모임을 말하려고 한다. 남편이 회사에 입사할 때 동기분들과 끈끈한 정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니 참 좋았다. 나도 남편 부인들과 끈끈한 정을 이어가야겠다 싶어서 모임을 만들고 싶었다.
남편은 동기들과 매월 정기모임도 하고 잘 지내지만, 부인들은 어쩌다 한번 만나면 서로가 서먹했다. 나이 많은 언니하고 의논을 했다. 오지랖 넓은 내가 10명의 부인들의 전화번호와 주소 그리고 가족상황을 조사하고 명단 리스트를 뽑아서 코팅하고 부인들께 배부했다. 우리끼리 뭉치자는 의미에서 너무나 신나고 재미있었다.
드디어 낯설고 서먹했던 만남이 나로 인하여 한 명 한 명 알게 되어 친하게 되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친숙하면서도 뭔가 갈등 비슷한 것이 생겼다. 사람들과 친해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견뎠다. 어떤 사건이 생기면 겉으로는 안 그런 척하다 돌아서면 서로 미워하고 헐뜯고 시기 질투하는 것이 보였다. 내가 애정을 쏟았던 모임인데 서서히 정이 떨어졌다.
결국 난 대학원을 선택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부인들과 모이는 게 싫었지만 남편을 위해 회비만 내고 모임은 패스했다. 그래도 마음만은 함께 하고 싶어 간간히 안부도 전하고 소통을 했다. 그사이 모임은 내 생각과 다르게 운영이 되었다. 결국 회비만 내고 어느새 이방인이 된 듯 눈치 보는 사람이 되었다.
남편 동기 중 사업하기 위해 3명이나 회사를 그만두고 울산을 떠났다. 그래도 그 부인들은 모임에 잘 나오고 있었다. 알고 보니 모임 날짜까지 맞춰주고 여비까지 챙겨주었다. 그런데 나한테는 한 번도 날짜 조율하지 않았고 회비만 내고 맛난 것도 먹지 못한 세월이 2년이다.
나의 핵심 감정이 바로 '소외'인데 이것이 건들렸다.
난 가만있을 수가 없어서 시간을 내서 모임에 참여했다.
“아무래도 총무님한테 한마디 해야겠어요.”
나이가 10살이 어리지만 정중하게 말을 했다.
“거리가 멀다고 그분들의 스케줄에 맞추고 난 울산에 있다고 늘 배제하고 이건 너무합니다. 나도 일부러 참석을 하지 않은 게 아니라 학교 수업 때문에 참여하지 못한 건데 왜 나한테는 참여되는 날짜를 한 번도 조율하지 않는 거죠? 회비만 내고 오지 못하는 마음도 한 번쯤은 헤아려 줘야 되는 거 아닌가 말입니다.”
“거리가 먼 데서 오는 사람한테 맞춰 줘야 당연한 거 아닌가요?”
“나 역시 일정이 바빠서 회비만 내고 참여를 못하는 건데 나의 입장이나, 거리가 멀어서 못 오는 거나 같은 입장 아닌가요?..”
“같은 울산에 있으면서 그런 소리 하시면 안 되죠. 본인이 시간 내셔야죠.”
난 버럭 고함을 질렀다.
“뭐라고? 네가 뭔데 이런 식으로 니 멋대로 운영 하나. 내가 애써 모임을 만들고 가꾸어 줬더니 이제 와서 너 멋대로 운영하냐? 지*하고… “라고 하면서 흥분하고 분노하여 욕도 섞어서 말해 버렸다.
순간 분위기가 ‘싸’하면서 모임 이끌어 가는 그녀가 나를 보고 반말을 하면서 분노했다.
“왜 욕을 하느냐? 내가 네 동생이 가? 왜 막말을 하느냐.”라고 하면서 따지고 들었다.
회원들은 삽시간에 웅성웅성거렸다. 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고 몸 둘 바를 몰랐다. 순간 두 가지 마음이 생겼다. "이 모임을 때려치우자" 남편의 입장이 있으니 "유지하자." 남편과 관련된 모임이라 신경이 많이 쓰였다.
난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혔다. 그 당시 내 잘못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나이가 가장 어리고 막무가내의 정신을 가진 사람으로 소문 나 있었다. 거기다가 남의 눈에 티는 잘 보지만, 본인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하는 여인으로 찍혔다. 결론은 ‘안하무인’의 여자다.
나의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다음날 사과를 하려고 문자를 보냈다. “어제는 제가 미안했네요. 화 푸시고 다시 시작해요. 혹시 제 회비가 밀린 게 있는지요?”라고 했더니 “문자 사절합니다.”라고 말하고 대화창을 빠져나갔다. 난 순간 굉장히 기분이 나빴다. 내가 신문도 아니고 사과를 했는데 사절하다니. 이건 도대체 무엇이고? 다시 화가 났다. 그녀가 석돌녀처럼 느껴졌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용서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나의 문자까지 ‘사절’하다니 이건 비상식적이다.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
이 사건으로 난 마음에 병이 생겼다. 마음 치유를 위해 사이코드라마와 빈 의자 기법으로 치료를 했다. 이 기회에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고 내적심리 치료를 받을 수가 있었다. 악 순환이 선순환으로 전환하는 체험도 하게 되었다. 한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다. 나의 미숙한 심리에서 벌어진 사건이 나를 더욱 성장하게 만들었다고 말하고 싶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듯이 심리상담사도 마음이 아플 때는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 ‘모임은 내가 만들었지만 변질이 되었으면 내가 떠나면 된다.’ ‘인연은 닿는 데까지 소중하지만, 막다른 골목이라면 정리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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