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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꿈꾸십니까?

내가 잘 되는 게 최고

by 서이담


회사에 꼴 보기 싫은 사람들이 있을 거다. 그리고 그 꼴 보기 싫은 사람들이 참기 힘든 똥을 던질 때 정말 회사 따위 다 때려치우고 싶어 진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카드 값이나 아이 어린이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회사에 버티고 있진 않으신지?


그렇다면 이 글을 보시라. 당신에게 나만의 복수 비법을 선사한다.




우선 첫 번째로, 당장 열이 받은 상태로는 일 하지 말자 대신 입을 털어 주자. 하지만 같은 팀 사람이랑은 절대 안 된다. 그 사람이 직접 전하지는 않더라도 “너만 알고 있어~” 하는 시작 멘트로 말이 전해지면서 결국 내가 욕한 사람의 귀에 들어가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내 주요 욕 메이트는 남편이다. 그리고 가끔은 블로그를 이용하기도 한다. 실명만 거론하지 않는다면 욕하기 딱 좋은 공간이다.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이 정리되어 화가 가라앉기도 한다. 그렇지만 제발 회사 사람들 특히 연관된 부서에 있는 사람들과 이웃을 맺지는 마시길 바란다. 계정을 두 개 파야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jonathan-borba-lrQPTQs7nQQ-unsplash.jpg Photo by Jonathan Borba on Unsplash

두 번째는 체력단련이다. 복수는 한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에 일단 때를 준비해야 한다. 가급적 조금씩이라도 매일 운동하고, 직장에서 버틸 수 있는 체력을 쌓아가는 걸 추천드린다.


체력이 좋아지면 재수 없는 사람과 같이 있어서 멘털이 흔들리는 상황도 버티기가 수월하다. 사실 대부분의 감정 문제는 체력이 부족해서인 경우가 많으니까. 운동을 하는 게 정신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가장 건강하게 풀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세 번째는 이게 참 어렵다만, 자기 계발이다. 복수심에 불타오를 때마다 자격증 공부를 하는 거다.


사내 홈페이지에는 인적 사항을 입력하는 곳이 있는데 그중에 자격증 란이 있다. 그 란에 입력 가능한 자격증 중 가장 쉬운 것부터 먼저 시작해 보면 좋다. 주변 사람과 함께 공부를 시작하면 은근 경쟁이 되어서 더 잘 된다.


나는 회사에서 너무 견디기 힘든 날 집에 돌아와 인터넷 강의를 틀어 놓고 보면서 ‘아 이거 잘 따고 내 미래 준비가 잘 되면 여기 뜬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공부를 하니 강사가 전달하는 정보가 쏙쏙 들어왔다.


일단 관심 가는 자격증부터 공부해보자. 업무에 관계가 있으면 좋겠지만 꼭 업무 관련한 것이 아니더라도 있으면 쓸 데가 생기기 마련이다.





네 번째는 이직 준비다. 이직을 진짜 하라는 얘기는 아니고 이직 ‘준비’를 한 번 해보는 거다.


이 과정에서 서류 작성이 너무 힘들다고 느낀다면 아직 떠날 때가 안 되었다는 증거다. 또 서류 준비만 해보더라도 일과 사람 때문에 씩씩거렸던 내 마음이 점차 가라앉는다.


서류를 꼼꼼히 작성했다면 꼭 구직 사이트에 올려 보기를 바란다. 구직 사이트에 내 이력서를 올리면 헤드헌터가 그걸 보고 연락이 오는데, 그들과 이야기를 하고 이직 과정을 맛보는 것만으로도 꼭 퇴사를 한 것만 같은 쾌감을 느껴볼 수가 있다.




마지막은 기회를 잡는 것이다. 사실 이게 내 글의 핵심이기도 하다. 가장 좋은 복수는 드라마처럼 상대방을 파탄 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말 잘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직 준비를 하다 보면 어느 정도 구직 시장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한 감이 생긴다. 그러면 더 준비해야 하는 게 보이면서 구체적인 스펙이나 경력 보완을 하게 된다. 그렇게 노력하다보면 회사 내부에서든 외부에서든 준비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반드시 온다. 그때 준비했던 것들을 모두 펼쳐서 그 기회를 꽉 잡는다면 그때 진정한 복수가 시작된다.


나도 그렇게 복수를 했다.


Main Photo by Andre Hunte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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