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죠? 재택 근무자인데 집이 싫어요

-읽는 라디오

by 하쿠나 마타타

오프닝

사람마음이 참 간사하다는 걸 저를 보면 증명이 돼요,

매일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는 것만 봐도 그렇잖아요.

오늘도 별거 아닌 일에 화를 내고,

별거 아닌 말에 부르르 하고,

별거 아닌 선물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됐습니다.



음악

-이채연 (KNOCK)

(48) (MV)LEE CHAE YEON(이채연)_KNOCK - YouTube



사연

아주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서 맞벌이를 하셨습니다

오빠는 다섯 살 차이가 나다 보니 같은 학교를 같이 다닌 적은 초등학교 1년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친구들과 한참을 놀다 와도 여전히 집은 컴컴하고,

저를 반기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런 유년시절의 기억으로

내가 아이를 낳으면 집에 있어주는 엄마가 되겠다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다행스럽게 그 다짐은 지켰졌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집에 있어주기만 하는 엄마가 된 것입니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기에 집에는 있지만,

결국은 일하는 엄마가 된 것입니다.

어쩌면 아이는

회사에 출근하는 엄마가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재택근무이다 보니 결국 집이 회사이고,

회사가 집인 상황이고,

출, 퇴근의 경계가 없는 공간에서 일을 합니다.

일을 한다는 핑계로 아이에게 조용하라는 압박을 주고,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숨긴다고 숨기지만

아이가 고스란히 받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애써 외면 중입니다.


남들은 재택근무자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출퇴근하는 시간이 없는 게 어디냐고,

일은 하지만 아이와 같이 있는 게

모든 워킹맘들이 부러워하는 부분인 거 아느냐고

되물을 땐 할 말이 없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부정할 수 없는 좋은 것들이니깐요.

그렇지만 언제나 반전은 있기 마련입니다.


재택근무를 해서 출, 퇴근하는 시간이 없기에

일하는 시간이 모호합니다.

어떨 땐 출근을 했는데 일을 안 하고 있고,

퇴근을 했는데 일을 하고 있을 때가 있으니

이게 뭔가 싶습니다.

아이와 집에 같이 있는 거 맞는데

같은 공간에만 있습니다.

전업맘처럼 하교 후 아이와 학교에서 있었던 대화를 하거나 간식을 챙겨주는 일은 하지 못 합니다.

아이의 하교 시간이 제일 정신없을 때다 보니 어떨 땐 인사도 받아주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재택근무자인데 집이 싫습니다.

그렇다고 출근을 택할 용기도 없습니다.

매일 아침 러시아워를 뚫고

다른 곳으로 이동할 에너지가 부족합니다.

해주는 것은 없지만 아이가 내 눈에 보여야 합니다.

이러니 제가 간사한 사람이라고 하죠.


좋은 점을 보면 좋은 점만 보이고,

나쁜 점을 보면 나쁜 점만 보입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음악

-god (길)

(48) god(지오디) - 길 [가사/Lyrics] - YouTube



클로징

무엇이 진짜 좋은 건지 많은 시간을 고민합니다.

고민하면서도 재택근무는 계속하고 있습니다.

내일도 하고 있을 겁니다.

그게 저니깐요.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많은 행복을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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