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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James Apr 16. 2024

파티에서 이런 사람을 만났다

2024.4.16.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유명한 분을

 직접 뵙다니 영광입니다."

"별말씀을요, 과찬이십니다.

 만나 뵙게 되어서

 참으로 반갑습니다."


보케리니 미뉴에트가

화사한 조명 아래 들뜬 홀을 휘감았고

그 속에서 제각기 멋을 부린 사람들이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낯선 이들의 눈길을 이어

대화를 피워냈고

여기저기서 반가운 탄성이

톡톡 튀어 올랐다.

다채로운 핑거 푸드는

맛깔난 빛과 향으로

참가자들의 식욕을 돋우었고

오로라 색감을 품은

여리여리한 와인은

긴장과 이야기로

마른 목을 한 모금 축였다.


여기는 J의 신간 출판기념회 파티장이다.

3부작 소설과 에세이, 시집을 내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발돋움한

J는 이번에 참여한 드라마가 흥행하여

대본집을 출판했고

이 역시 좋은 반응을 받았다.

각계각층의 인사가 모여 이를 축하했다.

참으로 기쁘고 뿌듯한 순간이었다.

얼마 뒤 J의 인사말과 짧은 강연, 그리고

본격적인 정찬 시간이 있을 예정이었다.

그리고 사인회도 계획되어 있었다.

J는 강연 10분 전 파티장을 나와

원고를 다시 훑어보고

가족과 통화를 했다.

화장실을 다녀와서 연단으로 향하는데

누군가 와서 말을 걸었다.


"저...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방송국에서 FD로 일하는

 K라고 합니다. PD님이 오늘

 파티에 같이 가자고 해주셔서

 이렇게 인사드려요. 반갑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잘 오셨어요"

"이따가 해주실 강연도 많이 기대돼요.

 질문 시간도 따로 있나요?"

"네, 질의응답을 짧게 가지려고 합니다.

 뒤에 사인회도 있어서

 길게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저... 괜찮으시다면 한 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그럼요, 어떤 게 궁금하신가요?"

"사실 저도 작가의 꿈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저도 작가님처럼

 멋진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아,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한데

 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비결은 따로 없어요.

 매일 글을 쓰는 거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까

 우선순위를 글에 두는 겁니다.

 잘 될 때도, 안 될 때도

 매일 조금씩이라도

 글을 쓰고 고치고 생각하는 거,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작가님은 뭔가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보이는 사람들도 있지요.

 저는 그렇지는 않은 것 같고,

 그저 많이 읽고 쓰고 생각하기,

 그게 핵심인 것 같아요.

 그리고 잘 해내리라는

 단단한 믿음과 열정,

 그리고 끈기가 뒷받침될 때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봐요.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굳세게 나가기, 이것도 중요해요.

 K님도 꼭 좋은 작가가 되리라 믿어요.

 나중에 잘 되면 저 잊지 말고

 출간작 사인해서 한 권 부탁드릴게요."


무대 뒤편에서의 짧은 대화,

그 순간 K의 가슴속에는 열망의 불꽃이 일었다.

할 수 있다는, 꼭 해내리라는

희망의 파도가 마음을 뒤덮었다.

그래, 나도 꼭 J처럼 멋진 작가가 될 테야.

난 할 수 있어.

K는 오늘 파티에서 이런 사람을 만났다.

인생을 영원히 바꿀 소중한 멘토를.


https://youtu.be/1TBpJ0qbedU?si=yXWZRJiLwXsw6p-R

파티에서 이런 사람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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