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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James Jun 12. 2024

낮잠에 대해 써라

2024.6.12.


잠을 잔다는 건 쉼이다.

바쁘게 움직이던 몸을 누이고

분주했던 마음을 내려두는 것.

터질 것 같은 걱정도,

넘칠 것 같은 슬픔도

조금은 덜어낼 수 있는 시간이다.

보통은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잠을 자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할 수도 있다.

이때는 낮잠이 밤잠 역할을 한다.


낮잠, 낮에 드는 잠.

멈춤 없던 일상 속에서

달콤한 휴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다.

짧게는 몇 분에서 몇 시간까지도

누릴 수 있다. 낮잠을 많이 자면

정작 밤에 잠이 잘 안 오기도 한다.

과자를 많이 먹으면 밥맛이 줄어드는 것처럼.


지중해를 품은 유럽,

그리고 대서양 건너 남미 여러 나라에서는

'시에스타(Siesta)'가 있다.

더운 낮에 낮잠을 자는 오랜 습관이다.

가게도 문을 닫고 인적도 줄어든다.

과하지 않은 낮잠은 건강에도 좋다고 하니

티타임 같은 나만의 시에스타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


낮잠은 솜사탕 같다.

먹다 보면 금방 없어지는 끈끈한 실뭉치처럼

자고 나면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아쉬움과 몽롱함이 머릿속에서 끈적거린다.

기지개 한 번 쭉 펴고 따뜻한 물 한 잔 마시고

다시 정신을 차려보자. 아, 잘 잤다.


논어에, 낮잠 자던 제자 재여를 보고 공자는

"썩은 나무에는 조각할 수 없고,

  더러운 흙으로 쌓은 담장은 손질할 수 없다."

라고 말했다고 나온다.

낮잠과 나태가 이어져

삶에 태도에 부패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일까.


게으름의 상징처럼 여겨진 낮잠이

따가운 햇살 아래 잠시 앉아가는

나무그늘 벤치가 되어주길 응원한다.

물론 벤치에서 계속 살 수는 없다.

앞으로 나아갈 힘을 채우는 주유소,

전진을 위한 정거장, 주차가 아닌 정차,

그런 휴식 담긴 낮잠이 되어주기를.


사람은 잠을 자면서

기억을 정리하고

몸을 회복하며

마음을 가다듬는다고 한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은 참 중요하다.

하지만 필요할 때 수시 검진으로

위험을 빨리 알아내고 대응할 수 있다.

규칙적인 밤잠도 잘 자야겠지만

필요할 때는 알맞은 낮잠도 중요하다.

행복한 삶을 위한 기본 중 하나인 잠,

넘침이나 부족함은 덜어내고

깊고 편안한 잠으로 일상을 채워보자.

오늘도 모두 안녕히 주무시길.


낮잠에 대해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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