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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James Jun 10. 2024

소나무가 자라는 곳

2024.6.10.


사계절 푸르른 소나무,

너는 쉬고 싶은 날이 없을까.

다른 나무는 낙엽을 떨어뜨리고

긴 겨울 속 숨죽이며 잠에 드는데

새파란 잎사귀 총총 아른거리는

너의 숨결, 향기로이 꿈을 꾸네.


숲길 입구에 들어선 지

한 시간은 더 지난 것 같다.

지금까지 왔던 휴양림 중

가장 높은 곳이 아닐까.

저 멀리 아주 큰 생태호수가

눈망울을 반짝이고 있었다.

저기까지 가면 좀 더 걷기 편한

둘레길이 나오겠지.

그리고 그 끝에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작이 있겠지.


잠시 느슨해졌던 빗줄기가 다시금 굵어졌다.

번갯불이 저만치 화들짝 놀라 번쩍거리고

게으른 천둥소리가 그르렁거렸다.

"서둘러야겠다."

소나무 밭을 뒤로하고 K는 몸을 움직였다.

"올 때마다 좋았는데 오늘은 더 좋았어."

K는 다음에 또 오기로 생각했다.

내가 찾던 그리움이 기다릴 그곳으로,

파릇한 추억을 쓰다듬는 곳,

바로 소나무가 자라는 곳이다.


소나무가 자라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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