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으로 다가온 카자흐스탄 해외 봉사 후기(2019.7.30.~8.5.)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라고 한다.
우리는 독서와 여행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새로운 생각을 만나며
새로운 인생을 만난다.
틈날 때마다 이 두 가지로
삶의 여백을 채우고
생을 꾸미고자 했다.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언급하지 않아도
우리 인생을 소풍, 나들이로 본다면
하루하루 모든 말과 행동, 생각이
곧 여행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열린의사회 해외 봉사는
'볼런투어(Voluntour)'라고 할 수 있다.
자원봉사(Volunteer)와 여행(Tour)이 만나
해당 지역에 대한 봉사와 문화 여행이
잘 어우러진 종합 선물세트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건 바로 음식이다.
해외 봉사의 즐거움 중 하나도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을거리가 아닐까.
우선 하루를 시작하며 마주하는 호텔 조식이다.
매일 아침 봉사하러 왔는지 휴양 왔는지
고개를 갸우뚱 감탄하며 식사를 했다.
알마티(Алматы, Almaty)는
'사과의 도시'라는 말답게
고대부터 현재까지
사과 재배지로
유명하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의
꿀사과처럼
맛 좋은 사과를
매일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봉사단의 입맛을 사로잡은 건
호텔 조식보다 더 맛있는 현지식이었다.
잔치국수를 닮은 고려 국시,
위구르식 짬뽕 라그만,
당근 김치 마르코프차,
오이 토마토 샐러드가 생각난다.
마르코프차(марков-ча)는
당근의 러시아어 모르코비(морковь)와
한국어 채(菜)의 합성어다.
스탈린의 강제이주에 따른
고려인의 첫 정착지였던
카자흐스탄 우슈토베는
채소를 구하기 힘든
반사막 지대였다.
김치가 그리웠던 고려인들이
배추와 무 대신 채를 썬 당근으로
만든 음식이라고 한다.
중앙아시아 사람들 입맛에 맞게
고춧가루를 줄이고 설탕과 동물성 기름을 더해
지금은 많은 이가 즐겨먹는 음식이 되었다.
담백하게 튀긴 빵 바우르삭,
감자 전분 옷을 입은 고기만두 배고자,
그리고 꼬치구이 샤슬릭도 참 맛있었다.
양고기에서 전혀 냄새가 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양고긴가 소고긴가!
양고기의 신세계다.
고려인들은 육식 위주였던 카자흐스탄에
쌀과 채식 문화를 널리 전했다.
음식 한 접시에도 그들의 문화와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음식과 함께 하는
봉사 활동도 점점 무르익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