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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뼈에 대해 써라
2024.7.6.
by
친절한 James
Jul 6. 2024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속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유의 역할과 기능을
사람이 잊고 있어도
본연의 책무를 다하고 있다.
감춰진 단단한 우리 몸의
하얀 속 그림자, 바로 뼈다.
뼈를 볼 일은 많지 않다.
교과서에서 본 그림과 사진,
딱딱하게 박제된 모형을 주로 봤다.
몸을 지탱하는 골격이라,
이름만으로도 든든하다.
부실공사로 무너진 건축물은
기본 토대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뼈가 온전치 못한 허약체질이라고 할까.
자기는 물론 안에 품은 생명도 위협한다.
인간은 동물이다.
말 그대로 움직이는 존재다.
무엇이 우리를 움직이게 할까.
인체를 움직이는 조직은 근육이다.
미세한 근섬유 다발이 몸 곳곳을 이어
다양하고 정교한 동작을 일으키는 근원이 된다.
근육이 없다면 사람은 나무토막일 것이다.
그런데 근육은 기반이 될 무언가가 필요하다.
허공에 떠있는 것이 아니기에.
근육은 뼈에 붙어 있고 매달려 있다.
근육은 뼈와 뼈를 연결하고
뼈는 근육과 근육을 잇는다.
뼈가 없다면 사람은 고깃덩어리이다.
근육은 뼈라는 굳센 배경이 필요하다.
근육은 우리 몸에 동력을 제공하지만
우리 몸의 크고 작은 수많은 관절이 없다면
우아하고 세밀한 자세나 활동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에 가서 참여했던
해부학 실습이 떠올랐다.
돌처럼 딱딱한 뼈, 촘촘히 새겨진
근육과 각종 조직들이 신기했다.
근엄한 뼈와 뼈가 모여
부드러운 몸짓을 피워낸다.
뼈의 존재를 미처 알지 못할 만큼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게 한다.
뼈다귀라고 놀리면 안 될 것 같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보는 뼈는
아마도 닭뼈가 아닐까.
치킨을 먹으면 순살이 아닐 경우
뼈라는 부산물이 나온다.
살은 취하고 뼈는 버린다.
과학 시간에 배웠던,
고생대나 중생대, 신생대
같은
지질 시대가 있는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때는 '인류세'라고 한다.
이 인류세가 다른 시대와 구분되는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닭뼈의
발견 유무라는 말이 있다.
와, 닭뼈가 그 정도라니 놀랍네.
살다 보면 뼈가 부러지기도 한다.
넘어지거나 사고가 나면 특히 그렇다.
부러진 뼈, 삶을 지탱하던 믿음직스러운
신뢰에 금이 간 상황, 당연했던 활동이
힘들어지고 어려워지고 멈춰진다.
위험한 상황이 일어나기도 한다.
뼈가 참 중요하군.
뼈를 잘 아끼고 소중히 다뤄야겠다.
뼈 때리는 행동은 상황에 따라
조심스러워야 할 것 같아.
뼈 있는 말은 줄이고
뼈 있는 단단한 인생을 살아야겠다.
부러진 뼈에 대해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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