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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James Jul 10. 2024

'오직 여기, 오직 지금' - 루실 클리프턴의 작품에서

2024.7.10.


여행.

설렘과 새로움,

놀라움과 즐거움,

기쁨과 슬픔,

후회와 안도,

그리고 추억.


여행을 가면

사진과 영상을 남긴다.

글도 쓰고 기념품도 산다.

나중에 이런 흔적들을 돌아보면

그때의 시간과 공간으로 마음이 다녀간다.

잊고 있던 미소가 살며시 피어나고

그날의 풍경이 새롭게 펼쳐진다.

하지만 여행의 진정한 묘미는

신선한 만남, 감각과 생각이

색다르게 마주치고 반짝이는

바로 그 순간이 아닐까.

여행 전 기대와

여행 후 회상도 좋지만

여행 중 체험이

제일 소중한 때가 아닐까.

'오직 여기, 오직 지금'이 순간,

타오른 불꽃은 금방 사그라들기도 하고

계속 불타오르기도 한다.

오래 불붙지 않아도 좋다.

작은 스파크라도 엄청난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으니까.

단, 여기에 있어도 마음이 저기에 있으면

삶의 소중한 지금은 미끄러져 내려가게 된다.


바다 건너 익숙한 새로운 곳에 왔다.

해변도로를 따라 바람을 맞으며 달린다.

좋은 곳에서 걸음을 멈추고 머무른다.

일정에 있던 곳도 좋고 아니라도 괜찮다.

마음이 여기, 지금에 머무를 수 있다면,

그대와 함께 할 수 있고 웃을 수 있다면

언제라도 어디라도 좋다.

왔던 곳도 그렇고

새로운 곳은 더 그렇겠지.

인생의 여백을 그런 부분들로

채워나갈 수 있다면,

가끔 빈틈도 생기고

조각이 어긋나기도 하겠지만

그마저 좋은 것 같다.

우리는 완벽한 그림을 그리려는 게

아니니까.

덧나고 덧대고 덧붙여도

세월의 흐름 속에서

모난 부분은 닳고 해진 부분은 붙여가며

우리만의 작품이 이루어질 테니까.


매일 아침 일어나면

'여기, 지금'에 있기를 시작한다.

잘 안 될 때가 많다.

몸과 마음이 따로 놀 때가 많다.

그래도 다시 숨 한 번 크게 쉬고 돌아온다.

바로 여기, 오직 지금으로 되돌아오자.

마음의 음악이 들려주는 선율 따라

고개를 돌려본다. 손을 잠시 쉬고

발을 멈춰본다. 눈을 감아도 좋다.

춤을 추고 싶다면 춤을 추자.

웃고 싶으면 웃어버리자.

울고 싶으면 울어버리자.

세상에 휘둘려왔던 지난날을

내려놓고 다시 일어선다.

'오직 여기, 오직 지금'으로.


오직 여기, 오직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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