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의 달콤 씁쓸한 가을-메이 사튼의 작품에서

2024.9.11.

by 친절한 James


매콤 짭짤한 여름이 저물고

달콤 씁쓸한 가을이 손을 흔든다.

한낮의 늦더위는 여전하지만

한밤의 선선함이 반가운 요즘이다.

하늘이 부쩍 푸르고 맑아졌다.

구름 한 톨 없이 높고 넓은 여백

그 한가운데로 손을 뻗어본다.

손끝에 가을 하늘이 찰랑거렸다.

내 마음도 두근거렸다.


봄과 여름이 스쳐가고

가을과 겨울이 다가온다.

일 년의 절반은 지나갔구나.

세월은 소리 없이

성큼성큼 나아가고

공간은 장소를 바꿔가며

추억 속에 깜빡거린다.

마음은 천천히 가라앉으며

지난날의 아쉬움이

단풍처럼 차분히 물들어간다.

괜히 어쩔 줄 모르는

낭만이 흩날리며

옅은 미소가 새어 나온다.

글감이 낙엽처럼 떨어지다가

가슴 한구석에서 뒹굴거리며

손을 멈추게 한다.

글은 잘 써질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계절이 바뀌듯 글쓰기도 그렇다.


가을은 걷기 좋은 계절이다.

퇴근하고 아내와 걷는 산책길이 참 좋다.

공원을 함께 거닐며 하루를 마무리해 본다.

요즘은 맨발 걷기에 푹 빠져있다.

3일 연속 공원과 황톳길을 걸었다.

미세한 감각과 균형감이 살아나는 기분,

한 걸음씩 집중하며 걸으면

잡념이 사라지고 맑은 정신이 가득 찬다.

발 모양새와 자세로 바로잡히고

무엇보다 기분이 참 좋다.

이런 게 경행, 이른바 걷기 명상일까.


육체의 달콤 씁쓸한 가을은

상큼발랄한 하루를 채워나가고 있다.

남모를 쓸쓸함이 찾아오던 시절,

이젠 훨훨 날아가 버렸다.

깊어가는 마음과 옅어가는 가을,

겨울이 오기 전에

책도 더 읽고 눈도 더 밝게 반짝거려야지.


서릿발처럼 차가운 촉감도,

양탄자처럼 푹신한 풀숲도

은은한 저녁 향기로 피어나는 시간.

알 수 있어서, 알지 못해서 더 흥미롭다.

예정된 변화보다 미정의 미래가 만드는

협주곡으로의 초대,

인생의 음률 속에서 발견한 만남,

그 속에 꽃피는 사랑.

행복하고 감사하다.


육체의 달콤 씁쓸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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