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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스포츠가 뭉쳤다, 환경 어벤져스

Environment in Sport (5)

by 축축박사


올해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절반이 지나 6월에 접어들었습니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6월은 두 가지 키워드가 떠오릅니다. 하나는 6월 5일 '환경의 날'이 상징하는 환경, 다른 하나는 6월 6일 '현충일'과 6.25 전쟁이 있는 호국보훈입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도 '환경'을 위한 스포츠계의 연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스포츠와 환경의 관계가 낯설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사실 전 세계의 수많은 스포츠 조직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개별 단체가 활동하는 수준을 넘어, 스포츠계가 하나로 뭉쳐 조직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글로벌 스포츠 환경 이니셔티브들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 S4CA(Sports for Climate Action)

가장 대표적인 이니셔티브는 UN에서 주도하고 있는 'S4CA(Sports for Climate Action)'입니다. 2018년, UN이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함께 출범시킨 이 프로그램은 두 가지 핵심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1. 스포츠 커뮤니티가 온실가스 감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것

2. 전 세계 시민이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도록 스포츠를 통해 참여를 이끄는 것


S4CA에 참여한 단체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50% 감축, 2040년까지 Net-Zero(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하며, 이는 Scope 3(간접 배출)까지 포함됩니다. 또한 매년 진척도를 보고해야 하죠. IOC, FIFA 같은 국제기구부터 프리미어리그, 라리가, NBA, 포뮬러 E 같은 리그, 그리고 리버풀, 유벤투스 등 구단들도 참여 중입니다. 큰 조직들만 참여가 가능한 건 아니고 지역의 작은 스포츠 클럽처럼 스포츠 단체라면, 그리고 의지가 있다면 누구든 서약을 통해 참여 가능합니다. 국내에서는 K리그가 2021년 최초로 S4CA에 가입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PNG UNFCCC S4CA 홈페이지의 참가 단체 리스트 중 일부. K리그도 2021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출처 : UNFCCC)




Sport Positive

S4CA 이니셔티브가 UN과 IOC라는 국제기구에서 주도하는 이니셔티브라면, Sport Positive는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시작된 비영리 단체입니다. 스포츠 내에서 기후행동과 지속가능성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조직으로, 스포츠의 환경적 지속가능성 분야를 선도하는 네트워킹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영국에 위치한 단체라서 특히 유럽을 대표하는 환경 관련 스포츠 네트워킹이라고 할 수 있죠. 매년 Sport Positive Summit이라는 글로벌 컨퍼런스를 런던에서 개최하며, 스포츠 조직들의 지속가능성 사례를 공유하고 공동 액션을 촉구하는 등 활발한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CSR 씬에서 특히 유럽에서 유명한 분들은 여기 가면 다 만날 수 있죠.

또한 Sport Positive League라는 리서치 프로젝트를 통해, 유럽 프로축구 구단들의 지속가능성 수준을 평가하고 순위를 발표합니다. (예전에 소개드렸던 토트넘 관련 글도 이 리그 평가 기준에 따른 것이었죠.) 이 순위도 환경 영역에서 프로스포츠 구단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개선을 독려하기 위함입니다. 최근에는 Sport Positive Awards라는 시상식도 시작했는데, 스포츠 내에 좋은 지속가능성 사례를 조명하는 상입니다. 저도 작년에 아시아 지역 리더 부문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어 직접 참석하기도 했었습니다. (막간 자기 PR을..) 이 단체는 위에서 소개드린 UNFCCC S4CA, IOC와의 협력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https://www.sportpositive.org/

토트넘 관련 글 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assist/30




Green Sports Alliance (GSA)

유럽에 Sport Positive가 있다면, 북미에는 Green Sports Alliance(GSA)가 있습니다. 2011년 미국에서 출범한 GSA는 스포츠 산업의 문화적, 경제적 영향력을 활용하여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알렌 허쉬코위츠(Allen Hershkowitz)가 주축이 되어 만든 단체인데, 2009년 미국의 몇몇 스포츠 팀과 시작한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법인화되고 점차 성장하여 현재는 MLB(미국프로야구), NBA(미국프로농구),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등 메이저 스포츠 리그와 함께 환경 컨설팅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400개가 넘는 전 세계 스포츠 조직이 GSA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Green Sports Alliance Summit을 개최해 스포츠 산업 안에서의 지속가능성 이슈를 논의하고 있죠. 회원들에게는 다양한 가이드라인, 사례 연구, 웨비나 등을 통해 교육과 협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북미 스포츠계의 대표적인 지속가능성 네트워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https://www.greensportsalliance.org/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 ESG 얼라이언스'

국내에도 이와 유사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도해 2023년 출범한 '스포츠 ESG 얼라이언스’가 그것입니다. 이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 민관 협력 ESG 네트워크로, 스포츠계의 친환경 실천, 사회공헌 활동, 윤리경영 문화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체육회, 종목단체, 스포츠 관련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스포츠 ESG 캠페인과 교육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스포츠 현장에서 지속 가능한 실천 모델을 발굴 중입니다. 아직 K리그나 프로스포츠 쪽의 참여는 많지 않지만, 이러한 시도가 점차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환경을 위해 전 세계의 스포츠가 하나가 되어 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대를 통해 서로 배우고 자극받으며,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스포츠는 팬과 사회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콘텐츠인 만큼, UN 등 국제기구도 스포츠를 기후 행동의 강력한 매개체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가 환경 문제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K리그 역시, 실질적인 개선과 참여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고요. 국내에도 환경부 같은 관련 정부 부처부터 스포츠 기업 등 스포츠를 이루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환경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연대하는 네트워크가 계속해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스포츠 #환경 #UN #SPORTPOSITIVE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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