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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키거 Jun 10. 2024

순례길 숙소비만 200만 원 나온 이야기 (2)

13유로부터 100유로까지 순례길의 다양한 숙소들

가격도 시설도 천차만별인 순례길 숙소

 개인적인 생각으로 순례길은 마음만 먹으면 공립 알베르게와 사립 도미토리에 묵으면서 저렴하게도 지낼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물가가 상당히 올라서 요즘 대부분의 공립도 14유로, 한화 2만 원 정도에서 시작한다고 보는게 얼추 맞을 것 같은데 그나마도 수용 가능 인원이 정해져 있어 순례길 걷는 내내 공립에서만 지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같이 걸었던 친구들 중 공립을 선호하지만 거진 일정의 반 이상은 사설 알베르게에서 (13유로에서 23유로 사이, 한화 2만 원- 3만 4천 원 정도)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단 사실. 그러므로 숙소에 대한 예산은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은 더 여유 있게 준비하는 걸 추천한다.

 

 이렇게 가능한 공립 또는 사설의 도미토리를 이용해 숙소비를 조금 줄이는 방법에 있다면 물론 편하게 잠이라도 잘 자야지 싶어 알베르게의 개인실 또는 준호텔 급에서도 묵을 수 있는 방법도 있는 법. 개인적으로 호텔에 묵는다고 해서 엄청 화려하고 덜 순례자처럼 편하게 걷는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라고 본다. 결국 모든 사람이 대부분 매일 비슷한 거리를 걷고, 하룻밤 묵었다가 출발하는 건 다 똑같기에 쉴 때 어떻게 쉬느냐 차이지 호텔에 묵는다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 쉽게 순례길을 걷는다는 건 절대 아니다. 단지 본인의 성향과 컨디션, 어디에 더 중요점을 두는지를 잘 알고 개인에 맞는 숙소를 고르면 될 뿐이다.


 나는 첫날 14유로의 공립 알베르게에서부터 시작해 마지막 산티아고에 들어가서는 박에 100유로 하는 숙소에 머물렀다. 8번은 도미토리에서 묵고 23번은 개인실에서 묵었는데 둘 다 다른 의미로 매우 의미 있고,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비슷한 가격대의 도미토리여도, 비슷한 가격대의 개인실이어도 시설과 서비스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 난다. 이렇게 다 경험해 보고 걷고 나서야 이야기할 수 있는 거지 실제로 걷다 보면 내가 어떤 곳을 예약했는지, 왜 예약했는지도 새까맣게 까먹고 다니기 일쑤. 하지만 좋은 곳들은 ‘와! 여기가 이래서 유명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며 좋은 마음을 가지고 순례자들에 맞춰가며 발전하려고 하는 숙소 자체가 주는 감동도 있었다. 매일매일 바뀌는 잠자리인데 하루만이라도 여기가 내 집이고, 내 침대다라고 생각 할 수 있었던 곳을 만나는 건 순례길 중 꾀나 큰 감동의 순간이다.


도미토리를 쓰는 장점과 단점

 공립이나 사립의 도미토리는 2인실부터 20인실 등 아주 다양하다. 내가 사진과 평을 보고 고르고 골라 간 곳도 의외로 침대가 작아 놀랐거나, 의외로 적은 인원에 매우 깔끔해 만족했던 곳도 있었듯 기본 정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일단 가봐야 제대로 된 답이 나온다. 가장 불편했던 점은 사물함 외에 내 짐을 둘 공간이 따로 없으니 씻으러 가도, 뭘 먹으러 나가도 사물함에서 내 물건을 꺼내 준비해야 한다는 거. 게다가 혹시 모르니 가방 단속도 해야 하는 게 의외로 신경이 많이 쓰인다. 나에게 가장 불편했던 건 이렇게 내가 뭘 하기 위해 가방을 들척일 때 다른 사람들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특히 누군가 일찍 쉬기 시작하면 소리를 안내기 위해 바짝 긴장하곤 했다. 그리고 잘 때 제발 내가 코를 안골길,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코 심하게 고는 사람이 없길 바라는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걱정도 하게 되는게 도미토리, 공동숙소의 단점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남녀가 한 방에 섞여있는 거라 여자로서 불편한 점도 있고, 대부분의 도미토리는 이층 침대 구조라 내가 2층에 배정되는 날은 오르고 내리는게 눈치도 보이고 몸도 힘들다.  

 그래도 뭔가 내가 생각했던 순례길의 모습처럼 한 명 두 명 도착하는 사람들과 눈인사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한국인들끼리 같은 숙소면 요리도 같이해서 나눠먹는 그런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물론 외국인이던 한국인이던 밝고, 마음 좋은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기에 아예 대화를 안나누고 싶어 하는 것 같은 사람도 있지만 침실에서건, 화장실에서건 잠깐이라도 스칠 때 서로의 길에 대해 묻고, 스몰 토크를 하는 건 참 따뜻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순례길을 다시 걷게 되고 내가 100프로 개인실을 선택할 수 있다 해도 사람냄새나는 몇몇의 마음에 들었던 도미토리는 다시 경험을 하고 싶다.


도미토리를 쓰는 장점
1. 숙소비를 조금이나마 아낄 수 있다
2. 함께 머무는 사람들과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다

도미토리를 쓰는 단점
1. 프라이버시 보장이 안된다
2. 화장실도 공유하는 만큼 기다리는 시간들이 생겨 바로 휴식이 불가능하다
3. 사람들끼리 소통하는 만큼 소음도 있다
4. 코 고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그날 잠은 다 잔다
5. 수건이나 샴푸 등 구비된 도구들이 없다
6. 대부분 이층침대라 무작위로 2층에 배정될 가능성도 높다


정말 마음에 들었던 도미토리

- 5일차 에스테아의 아고라 호스텔 €18 (AgoraHostel :  C/ Callizo Pelaires nº3, 31200 Estella, Navarra)

 1층에 있는 깔끔한 공용 부엌과 테이블, 의자 등이 정말 편했다. 빨래 건조를 맡겼는데 옷까지 다 접어서 직접 전달해 주셔서 감동했다. 화장실에도 헤어드라이어가 구비된 유일했던 도미토리.

- 7일차 로그로뇨의 위네데르풀 €23 (Winederful Hostel : C. Herrerías, 14, bajo, 26001 Logroño, La Rioja)

 여자 6인실을 사용했는데 6인실 방 안에 넓은 화장실이 배치되어 있어서 밖으로 안 나가고 너무 좋았다. 일단 여자만 쓸 수 있는 실이 선택 가능한 것도 좋았고, 도미토리로는 드물게 개인 수건도 구비되어 있어 좋았다. 이층침대지만 크기도 크고 단단한 나무 침대라 정말 쾌적했다.


순서대로 아고라와 위네데르풀 호스텔


개인실을 쓰는 장점과 단점

 순례길에서 개인실은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의 개념에 가까웠다. 들어오자마자 옷 벗고 뜨거운 물로 원하는 시간만큼 샤워하고, 헤어드라이기로 머리도 잘 말리고, 대자로 누워 신랑과 가족들과 카카오톡 통화하고. 간식도 사다가 침대 위에서 먹고, 몇 시에 자던 내가 원하면 불도 켰다 껐다, 소음 걱정 없고 누구 신경 쓸 것 없이 완벽한 자유가 보장되는 내 요새. 남들이 씻는 시간을 피하고, 남들이 자는 시간에 자야 하는 도미토리에서의 하루를 생각하면 돈을 더 주고 내 자유와 온전한 휴식, 보장된 숙면을 사는 거였다. 가장 중요한 건 걷고 나서의 시간을 남들 신경 쓰는데 소비하지 않아도 되니까 정신적으로 편하다는 점. 다음날을 위해 내가 몇 시에 자건 몇 시에 일어나건 소음 걱정 없이 온전하게 내 컨디션에 맞춰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건 휴식의 결이 달랐다.

 물론 내 방문 닫고 들어가 버리면 그날로 인간 접촉은 끝인 단점도 있었다. 같이 걷는 사람들끼리 점심 약속을 잡고 늘 같이 먹긴 하지만 그 이후의 시간에 남들은 공동 부엌이나 알베르게 로비에 있는 휴식 공간에서 어울릴 때 (물론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침실에선 쉬는 사람이 있을 테니 다들 밖으로 나온다) 나는 혼자 방에 있다는 거. 나같은 경우에는 혼자 있는 시간이 중요해서 개인실은 완벽한 선택이었고 만족하지만 혹시나 순례길을 사람을 만나러 왔거나, 혼자인게 싫은 사람은 굳이 개인실을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친구를 못 만든 것도 아니고 걸으면서 자주 보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안부를 물어가며 가까워질 사람은 또 가까워지니 개인실 선택이 단절을 뜻한다는 건 아니다. 언제나 뜻이 있는 곳에는 길이 있으니 개인실을 쓰면서도 친구들을 만들고 싶으면 내가 나가면 되는 거다.

 가격에 대한 부담감은 가장 확연한 단점 중의 단점. 내가 31일을 걸으며 숙소비만 200만 원을 썼으니 일당으로 치면 하루 평균 6만 4천 원짜리 숙소에 머물렀다는 소리이다. 개인실을 쓰면서 받은 프라이버시 보장, 편리함과 휴식의 질을 생각하면 아깝진 않지만 가격대비 아쉬운 개인실도 정말 많았다. 그래도 순례길 초반에 여러 도미토리를 경험하며 내 방, 내 화장실이 있고, 이층침대가 아닌 크고 푹신한 개인 침대에서 휴식할 수 있음은 이미 그 값을 한 것 같다.


개인실을 쓰는 장점
1. 프라이버시 보장 된다 (큰 소리로 통화하고, 헤어 드라이기를 써도 되니까)
2. 개인 화장실이 있어 대기 시간 같은거 없고, 원하는 때 마음대로 씻고 바로 쉴 수 있다
3. 숙면 보장 (내가 코를 골던, 남이 코를 골던 상관이 없다)
4. 구비된 시설이 있어서 편리하다 (수건, 샴푸와 바디워시, 헤어 드라이기 등)

개인실을 쓰는 단점
1. 가격이 비싸다
2.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기에 제한적이다


정말 마음에 들었던 개인실

- 9일차 산타 도밍고 데 라 칼사다의 아투베라 €46 (HOSTEL ATUVERA : C. Mayor, 6, 26250 Santo Domingo de la Calzada, La Rioja)

 1층의 카페도 깔끔하고 커피 맛있고, 방이 정말 넓고 채광이 좋았다. 지은지 얼마 안되는 듯 모든게 모던,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 17일차 레디고스의 라 모레나 €55 (La Morena : C. Carretera, 3, 34347 Ledigos, Palencia)

 방 만으로 치면 여기가 제일 예뻤다. 침대에는 초콜렛이랑 샴푸, 로션, 발마사지 크림까지 들은 어메니티 세트가 준비 되어있었고, 사이트 테이블엔 물과 과일까지 있어 우와 소리가 났던 곳이다.

- 20일차 폰페라다의 쥬아나 €65 (Albergue Guiana-Hostel : Av. el Castillo, 112, 24401 Ponferrada, León)

 개인실과 도미토리를 같이 운영하는데 빌딩 하나가 다 순례자를 위한 깨끗한 호텔 개념으로 사용된다. 정말 큰 공용 부엌과 로비, 자전거를 두는 공간도 따로 있고, 엘레베이터도 크고 빠르고 모든게 다 신식. 게다가 개인실은 커다란 다락방 느낌에 천장 창문이 자동버튼을 통해 활짝 열리는 기분 좋은 고급 펜션 느낌이었다. 방도 크고, 욕실도 넓어서 숨이 탁 트였던 손꼽히게 큰 사이즈의 개인실이었다.


순서대로 아투베라, 라 모레나, 쥬아나


가장 저렴했던 숙소 VS 가장 비쌌던 숙소
오르니요스 델 카미노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 가장 저렴했던 곳 : 13일차 오르니요스 델 까미노의 엘 알파 데 로사리아 €13 (1만 9천 원)
(Albergue El Alfar de Rosalía : Calle cantarranas nº8, 09230 Hornillos del Camino, Burgos)
- 가장 비쌌던 곳 : 31일차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아티아 카테드랄 €100(14만 8천 원)
(Apartamentos Atia Catedral : Rúa da Raíña, 9, 15704 Santiago de Compostela, A Coruña)


내 순례길에서 가장 저렴했던 오르니요스의 숙소와 가장 비쌌던 산티아고 숙소


 가장 저렴했던 숙소는 모든 일정 중 유일하게 2만 원이 채 안되는 1만 9천 원에 묵었던 13일 차에 도착한 오르니오스 델 카미노의 숙소이다.  솔직히 흔들리는 이층침대와 삐걱대던 나뭇바닥까지 시설이 좋았던 건 아니고 허름하기까지 했는데 뭔가 시골 할머니집에서 묵는 그런 느낌이 들어 크게 나쁘진 않았다. 부족한 시설에도 엄청 감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이 날 적어도 3-4명이 숙소가 없어서 택시를 타고 큰 도시로 되돌아가거나 억지로 다음 도시까지 걸어가는 걸 봤기 때문. 오르니오스 델 카미노는 정말 집 몇 채 있는 작은 도시이기에 숙소도 4-5개 밖에 없었고 그나마 만실이라는 표지판이 문마다 걸렸었다. 내가 잠을 잘 수 있는 침대를 일찌감치 예약해 둔 나 스스로에게 매우 고마웠던 하루. 주인아주머니가 부엌도 쓰게 해주셔서 점심은 파스타를 만들어 같이 걸은 사람들과 함께 먹었던 즐거운 추억이 있다.


 그에 비해 가장 비쌌던 숙소는 우리 모두의 종착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숙소이다. 처음에 모든 숙소를 예약할 때 산티아고의 숙소 가격을 보고 어찌나 놀랐는지, 아니 왜 그렇게 비싼 거야? 물론 도미토리를 선택하면 가격이 훨씬 내려가겠지만 순례길을 다 끝내고 이층침대에서 묵고 싶지는 않았다. 무거운 짐을 풀고, 지금까지 걷기만 해야 했던 마음의 부담도 씻어 내리며 온전한 편안함을 느끼고 싶어 개인숙소를 선택했다. 나는 순례길을 마치고 다음날까지 하루를 더 쉬어갈 생각으로 2박을 예약했는데 순례길을 걸으며 지나온 여느 큰 도시들보다 산티아고 숙소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비쌌다. 박 당 100유로면 내가 묵은 곳 중 가장 비싼 곳. 그래도 산티아고 대성당과 도보 5분 미만 거리의 센터에 100유로 정도면 산티아고 치고는 너무 비싸게  준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생긴지 얼마 안 되었는데 평까지 좋은 숙소를 찾아 예약한건데 공간도 넓고 디자인도 모던하고 예쁜 데다 적당한 크기의 부엌도 완벽 구비가 되어있어서 아주 마음에 들었다. 순례길을 마치고 마치 산티아고에 놀러 온 사람들처럼 여행객 같은 느낌을 만끽할 수 있었던 예쁘고 조용했던 센터 숙소. 다시 가도 이곳에서 머물 것 같다.  


도미토리와 개인실 어디든지 괜찮아

 모든지 경험해 보기 전에는 모르기에 도미토리, 개인실 둘 다 경험을 해본 건 참 재밌었다. 도미토리와 개인실 두 공간의 매력은 분명 다르지만 둘 다 나름의 재미와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있으니 말이다. 개인의 성향을 잘 살펴보고 본인이 자신에 대해 잘 안다고 확신한다면 미리 예약을 하는 것도 추천. 혹시나 다치면 어떡하냐고? 중간에 일정이 틀어지면 어떡하냐고? 그럴 일이 생각보다 드물다. 기본적으로 매일 쌓이는 피로와 발가락의 물집 정도는 누구나 안고 가는 거니 큰 변수가 될 것 같진 않고, 아주 이상하게 힘든 구간이 생각보다 많지도 않다. 내 경험으로는 대놓고 죽겠다 싶은 구간은 첫날 피레네 하루, 순례길 전체 통틀어 3일 정도 여기저기 한 시간 정도 내리막 길에 주의가 필요한 정도. 그리고 철의 십자가를 지나는 날 가파른 돌길 정도가 다였다. 33일 정도로 계획을 세우면 하루 25km 정도로 매일 무난하게 탈 없이 걸을 수 있다고 본다.

 나는 숙소 전체를 미리 예약함으로 목적의식도 생기고, 동기부여도 되고, 무엇보다 불확실하지 않은 숙소에 대해 걱정이 없으니 스트레스 없이 길을 걸어 참 좋았다. 오늘 내가 도착하고자 하는 곳에 이미 내 침대가 준비되어 있다니 이게 얼마나 큰 위안인지 모른다. 게다가 미리 3개월 전쯤에 여유 있게 사전 조사를 하고 하나씩 고른 숙소라 대부분 평 좋고 시설 좋은 곳들을 이용할 수 있었다. 비슷한 돈을 주고 이용할바엔 미리 찾아도 보고 그중에서 좋은 곳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나름 혜택이 아닐까. 도미토리를 이용하던 개인실을 이용하던 미리 내 경로에 대한 계획도 세워보고, 좋은 숙소들을 예약해 두는 것도 현지에서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나름의 전략으로 볼 수도 있다.

 

 우리 모두가 애초에 길을 걷는 목적을 어디에 두고 시작하는지가 다르기 때문에 나는 나이가 어리다고 무조건 도미토리, 나이가 좀 있다고 개인실을 추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를하는게 목적이라면 나이가 어떻든 도미토리가 조금 더 재밌을 거고, 휴식에 민감하다면 어리다고 해도 가끔씩 개인실에서 푹 쉬어주는게 먼 길을 걷기에 훨씬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다. 도미토리만의 매력과 개인실이 주는 높은 휴식의 질 모두 상대적이라는 것. 사람에 따라 숙소가 주는 의미(잠만 자는 곳, 휴식과 재충전을 하는 곳)와 휴식에 필요한 환경에 대한 기준이 다르니 자신에 맞게 미리 숙소에 대한 패턴을 생각해 보면 작은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5일에 한 번씩은 개인실을 써야지, 도미토리는 6인실 이하인 곳을 골라 써야지 등 사전 조사를 하면 충분히 숙소의 환경을 어느 정도는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이런 숙소에 대한 조금의 공부와 앞선 선택이 조금이나마 더 편하게 순례길을 걸을 수 있는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돈을 주고 쓰는 숙소, 이왕이면  평도 좋고, 내 스타일인 곳에 머물면 기분도 더 좋지 않을까. 안 그래도 적응해 나가야 할 게 너무나 많은 산티아고 순례길 위에서 하루 일과의 절반을 보낼 숙소들이라도 걱정을 덜어보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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