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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상명 Jul 01. 2020

코이의 법칙

Koi's law

코이는 일본산 관상 잉어인데, 이 물고기의 특성에 의해서 '코이의 법칙'이라는 것이 생겨났다. '코이'는 어항에서 키우면 8Cm 내외, 연못에서 키우면 25Cm 내외, 큰 강에서 자라면 1M 내외로 자란다고 한다. 환경에 따라서 자라는 크기가 다르다니 놀라운 일이다. 이러한 '코이'를 예로 들어 인재가 환경, 의지에 따라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를 이야기할 때 인용되는 것이 '코이의 법칙'이다.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많이 인용된다. 그러면, '코이의 법칙'에서 주체는 '코이'인가, 아니면 어항, 연못, 큰 강인가?


조선시대 '장영실'은 혼천의, 앙부일구, 자격루, 수표 등 수많은 발명품을 만든 훌륭한 과학자이다. 동래현의 관노 출신인 '장영실'이 조선시대 최고의 과학자가 되는 데에는 '세종'의 인재를 알아보고, 파격적인 조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세종'은 '장영실'에게 관노에서 벗어나는 정 5품 상의원 별좌라는 관직을 내린 이후, 정 4품 호군이라는 관직을 내렸다. 관노에게 벼슬을 내리는 데에 대해 당연히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장영실'의 재능과 업적을 인정하여 '세종'은 관직을 내리는 결단을 한 것이다.


모든 기업들은 인재를 찾고, 확보하고자 애쓴다. 그것이 당연한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전략이다. CEO부터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하지만, 쉽지만 않은 것도 현실이다. 다른 기업의 우수한 인재를 보고 우리에게는 왜 그런 인재가 없는가를 탓하기도 한다. '코이의 법칙'에서 주체가 '코이'인가, 어항인가, 연못인가, 큰 강인가 하는 문제와 똑같은 질문을 우리에게 준다. 그 기업에 인재가 없는 것인가, 아니면 인재를 받아들일 수 있는 기업의 크기가 얼마만 한가 하는 문제이다. 그 기업의 크기가 어항인가, 연못인가, 큰 강인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의 크기를 이야기할 때 기업의 보수도 중요하지만, 보수와 더불어 기업의 문화가 창의적인가, 도전적인가 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이다.  기업에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문화가 형성되어 있어야 인재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권한 이양(Empowerment)이 이루어져야 한다. 소위 말하기를 사원 같은 부장, 대리 같은 임원, 과장 같은 사장이 있는 조직에서 어떻게 인재들이 성장할 수 있겠는가? 사실 과장 같은 사장이 있는 조직은 과장이 처리할 수 있는 일의 수준을 가지는 조직으로서 충분하다고 볼 수 있겠다.


기업이 구성원들에게 큰 강의 '코이' 같이 큰 인재로 성장해 주길 요구하기 전에 그 기업이 큰 강인가, 큰 강이 되고 싶은가를 봐야 한다. 기업이 어항인가, 연못인가, 큰 강인 가는 물리적인 규모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 기업이 도전적이고, 창의적이며, 권한 이양(Empowerment) 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느냐가 기업의 크기를 정하는 것이다. 오히려 대기업이 어항이 되고, Start Up이 큰 강이 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대기업이라는 짜여진 틀 안에서 발군의 역량을 발휘하는 인재가 나올 기대는 크지 않다. Start Up에서는 언제든지 발군의 역량을 발휘하는 세상을 바꾸는 인재들이 나타남을 종종 목격한다. 그 인재의 출발점은 대기업이나 Start Up이나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출발점에서는 대기업의 인재들이 Start Up의 인재들보다 훨씬 우수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공무원의 경우를 보면 더 극명하다. 정부에 들어가는 인재들은 어느 조직 보다도 우수한 인재들이 들어간다.  정부에 들어간 인재들이 공무원이 되는 순간 공무원은 주어진 법률과 규칙에 따라 공무를 처리하는 것이지, 창의성과 도전, 권한 이양(Empowerment)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에서 발군의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기대하면 안 되는 것이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세계는 이제 경계가 없다. 무한 경쟁의 시대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똑같은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이 진전되면서 이러한 현상을 더 빨라지고, 더 심해지고 있다. 안전한 어항 속에, 연못 속에 머물러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경쟁력을 가질 수가 없다. 기업은 어항과 연못을 깨고 강물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큰 물고기를 기를 수 있다. 개인은 큰 강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나를 잡아먹고자 기다리는 악어가 있더라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그래야, 큰 물고기로 자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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