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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기 Oct 09. 2020

나는 네가 싫어

나는 너만 생각하면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너는 내게서 아주 많은 것을 빼앗아 갔거든.


웃고 떠들고 싶었는데

너 때문에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이건 아니라고, 그 짧은 한 마디도

네가 무서워 못했다.

내 이름자를 지워내는 네 앞에서

그저 시선만 돌려야 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놓치 말아야 했던 손,

그 손을 놓쳤다.

내가 놓았지만, 원인은 너였다.

더 가슴이 끓는 건

그 손이 차다찬 바닥에 떨어지고 나서야

내가 이 모든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네가 싫다.

아주 치가 떨리게 싫다.


그런데...

이제 네가 나를 욕하는구나.

나한테 철면피라고, 무도하다고, 폭력적이라고,

욕하는구나..

가소롭고 기가 막혀

내 심장을 내가 친다.


네가 잃었다고 주장하는 것들은

뺏긴 것이 아니다.

너는 아직 제대로 잃어본 적이 없다.

피눈물을 쏟으며 나락에 떨어져 본 적이 없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손을 놓쳐 본 적이 없다.


치떨리게 끔찍한 너,

그 입 다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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