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기 Oct 09. 2020

나는 네가 싫어

나는 너만 생각하면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너는 내게서 아주 많은 것을 빼앗아 갔거든.


웃고 떠들고 싶었는데

너 때문에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이건 아니라고, 그 짧은 한 마디도

네가 무서워 못했다.

내 이름자를 지워내는 네 앞에서

그저 시선만 돌려야 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놓치 말아야 했던 손,

그 손을 놓쳤다.

내가 놓았지만, 원인은 너였다.

더 가슴이 끓는 건

그 손이 차다찬 바닥에 떨어지고 나서야

내가 이 모든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네가 싫다.

아주 치가 떨리게 싫다.


그런데...

이제 네가 나를 욕하는구나.

나한테 철면피라고, 무도하다고, 폭력적이라고,

욕하는구나..

가소롭고 기가 막혀

내 심장을 내가 친다.


네가 잃었다고 주장하는 것들은

뺏긴 것이 아니다.

너는 아직 제대로 잃어본 적이 없다.

피눈물을 쏟으며 나락에 떨어져 본 적이 없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손을 놓쳐 본 적이 없다.


치떨리게 끔찍한 너,

그 입 다물라.

이전 06화 숨 막히는 단상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