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3
주말은 항상 짧습니다.
자정 전 마지막 6시간을 남기는 시점이 되면 괜스레 마음이 바빠집니다.
못다 한 놀이 또는 휴식과 못다 한 일을 남은 시간 안에 모두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결국 이거 찔끔, 저거 찔끔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자정을 맞이하면 시름에 잠겨 잠자리에 듭니다.
아주 가끔, 아주 뿌듯하게 잠자리에 드는 때도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뿌듯한 이유가 한 가지는 아닙니다.
아마도 저의 정신적, 신체적 컨디션과 시간을 채운 무언가의 만족도에 따른 거겠지요.
폭염이 밤낮 안 가리고 길게 이어지는 요즘은
바깥에 나가는 일이 순수하게 ‘이동’을 위한 수단으로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바깥 활동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는 긴 요즘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좀 의욕이 없습니다.
1월부터 숨차게 달려온 시간이 너무 길어진 것도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답답한 것 같기도 하고,
잠시나마 무언가를 털어낼 수 있는 여행을 가지 못해서인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지만
내 인생에, 우리들 인생에 다시는 등장하지 않았으면 하는 인물과의 끝나지 않는 악연이 큰 이유인 것은 확실합니다.
오늘도 여전히 생각하다가 그런 인물이 우리 조직, 가까이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감사히 여기기로 했습니다.
하루가 지상과 지옥을 오가는 것 같은 느낌일 때, 천국으로 올라가는 것 같은 느낌은 왜 만나지지 않는지 아쉽습니다.
물론, 그래도 웃습니다. 웃을 수 있는 이유 또한 수만 가지…는 아니고 수개니까요.
많이 웃고, 다음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