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
주로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어떤 사실을 적음. 또는 그런 글.
시대별로, 지역별로 ‘기록’이라는 대상에 대해서 정의하는 방법이 각양각색이다.
(위키백과에 따르자면) 기록은 갈무리(수집, 정리)하고, 특정 신호로 남긴 후, 어떤 매체를 통해 남기는 것이다.
기록학 용어사전에서는 개인이나 조직이 활동이나 업무과정, 일정한 법규에 의해 생산하거나 접수한 문서를 기록이라 정의하며, 미래의 참고를 위한 활동증거로 보존된 고정된 형식의 데이터로 이루어진다 정의하고 있다.
시간이 가는 것을 붙잡기 위함이 아니라,
저의 하루하루를 붙잡아두기 위해 기록이라는 걸 해볼까 생각해 봅니다.
익숙한 것들로, 루틴한 일상으로 하루가 이루어질 때 시간이 빨리 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리고 직장인들의 시간은 빨리 흐르고, 하루하루가 새로운 아이들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고 하지요.
직장인으로서 당연스러운 시간의 속도를 체감하면서 동시에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왜, 왜… 항상 새로운 사건과 사람들에게 직면하는 하루하루인데 시간은 빨리 흐르는 것일까.
정말 생활의 루틴을 돌고 도는 직장인이 맞는가.
이렇게 살고 있는 값진 시간이, 매우 상투적이지만,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모래처럼 느껴집니다. 아마도 땀의 농도만큼 모래가루가 손바닥에 붙어 남아있겠죠. 그래서, 제가 놓쳐버리고 있는 시간들을 좀 잡아두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유튜브에서 기록학 교수님이 알려준 방법인데, 한 시간에서 한 시간 삼십 분 정도마다 아주 잠깐 멈추고 내가 하는 일을 메모하는 겁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면, 자기 전 내가 오늘 무엇무엇을 했구나… 한 번 돌아볼 수 있겠지요. 너무나 사소한 일이라도 상관없고, 그날만의 특별한 무언가라도 상관없습니다. 사소한 일상을 발견할 수도 있고, 반복적인 패턴을 발견할 수도 있고, 특이할만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도 있겠지요. 그렇게 저의 하루가 고스란히 되짚어질 수 있는 거지요.
기록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구요?
그럴 수도 있는데,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느 순간 아는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알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이 시점에 알고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아마도 마음을 먹고 실천으로 옮기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거라는 것. 그건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란 사람이 마음먹은 게 어딘가요. 잊어버리지 말아야겠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걷고, 커피 한 잔 사려고 들어간 카페 카드단말기에 카드를 꽂아두고 왔습니다.
집에 돌아오고 1시간 남짓 후에 알아차렸죠. 다시 나가는 길이 어찌나 귀찮던지… 해가 떨어지길 기다렸습니다. 오늘이 두 번째입니다.
많이 웃으세요.
피에스. 아직도 에어컨을 틀지 않았다니, 대단합니다. 저는 습도가 높은 어느 날 에어컨을 틀었습니다. 뽀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