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3
높은 데서 낮은 데로 떨어짐.
낮게 드리운 저녁노을.
며칠째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들
잠시 비가 멈춘 사이, 토요일 오전 아니 오전과 오후의 사이
짧고 소소한 걷기
걷다 보니 길에 많은 것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매미.들. 사체에 내려앉은 개미떼. 베란다 방충망에 붙은 매미를 놀래켜 날려 보낸 기억이
날개 한 장. 매미의 것이라기엔 길고 좁은, 잠자리의 것이라기엔 질겨 보이는 얇은
비둘기의 깃털 한 개. 어떻게 떨어졌는지 예상할 수 없이 깨끗한
꽃 한 송이. 충분히 젖어서인지 짓이겨져서인지 투명한
서로 다른 곳에서 떨어져 같은 높이, 지면에 내려앉은 것들.
무심히 보며 지나쳤던 것들이 오늘은 왜 이리 생생하게 눈에 들어오는 것인지,
훼손이 덜 되었기 때문인지,
날이 흐리기 때문인지,
땅이 젖어있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낙하하는 것은 아름답다…라는 말이 떠올랐지만
기억력이 안 좋은 저는 출처를 기억 못 하는 것은 당연하고, 정확한 문장인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검색을 하다가 에쿠니 가오리의 ‘낙하하는 저녁’이 걸립니다.
나중에, 이 책이나 한 번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도 곧 또 잊겠지요.
그리고 나중에 이 글들을 읽어보다가 다시 떠올리겠지요. 그랬었구나… 하고.
많이 웃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