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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디너리페이퍼 Sep 25. 2024

변화의 파도를 함께 넘어보자

2021년 1월 #2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업무 첫 주에 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혼돈이 1차 정리되었습니다, 다행히도. 하지만 저와 제가 속한 팀은 예기치 않은 혼돈이 시작되었습니다. 으음… 100% 있을 수 없는 일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상황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과 속도로 흘렀습니다. 덕분에 상당히 바빴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바쁠 예정입니다. 

3년 동안 진행하던 사업이 끝나고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나의 방향은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는 찰나에

갑자기 다시 큰 과제가 던져졌습니다. 

팀장이 된다는 것은 팀장 휴가 중 며칠 대행을 하는 것과는 다르잖아요. 다들 하는 건데 유난이죠? 으음… 뭐 어떻게든 되겠지요.



지난주에는 당신의 반가운 메일을 받았습니다.

맞습니다.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것 같지만, 동시에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는 일은 참 어렵습니다. 더 많이 실망하고, 더 많이 욕심내고, 더 많이 보지 않으려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을 겪고, 또 다른 사람을 겪고, 결국은 끊임없이 나 자신을 인식하고 있다면,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다시 폭풍과 같은 한 주가 지났습니다.

월요일부터 오늘 저녁 퇴근하는 시간까지, 잠자는 시간과 출퇴근 이동 시간을 제외하고는 비어 있는 시간이 한순간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단 한순간이겠습니까마는 거의 사실입니다. 말을 너무 많이 해서인지 어제는 퇴근길에 목이 잠겨 소리가 편하게 안 나오더라구요.

하지만 금요일 밤 사무실 전체 전기점검으로 팀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나오는 순간,

연출가 차담회를 마치고 샌드위치와 떡볶이로 늦은 식사를 하던 순간, 

생애 처음으로 지코바치킨의 구멍 뚫린 불 맛 가득한 떡을 먹는 순간에

다 같이 안도하고 웃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 동료들과의 시간들이었네요.


맞습니다. 바뀐 환경 안에서도 일과 나 자신의 순간들을 잘 지켜내고자 합니다.

다만, 아주 조금 더 휘몰아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정리할 것도 많고, 처리하고 넘겨야 할 것도 많고,

당연히 새로 수행해야 하는 일과 시간들이 많아졌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팀의 모든 이들이 조금씩의 부담을 나눠지고 있는 상황이랍니다. 

그래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해요.

지난 10일간 대표님을 만난 시간이, 사무국장님을 만난 시간이 

지난 1년간 전임 대표님과 사무국장님을 만난 시간보다 많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심지어 연습실에 가는 길 처음으로 차를 함께 타기도 했구요.

자리가 그런 것인지, 그분들의 지금 이 순간이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 접점의 시간들을 우리 팀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가 아닌, 사소하더라도 일상 업무에서의 접점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그래도 일주일 만에 개인 시간을 가졌습니다. 퇴근하고 친한 동생이 당근마켓을 통해 대신 판매해 준 제 물건을 구매자에게 직접 배달했거든요. 한남동의 어느 영업장이었는데… 문 안에 물건을 놓고 곧바로 나왔고 다소 어두워서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시끌벅적한 와인바(제 바로 앞에서 사람들이 마실 와인을 추천받고 있어요)였는데 사람이 많아 깜짝 놀랐습니다. 

요즘 음식점에 사람이 많지 않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고, 배도 너무 고픈지라 몇 달 동안 가고 싶었던 근처 좋아하는 딤섬집에 갔는데, 거기에도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서 역시 놀랐구요. 저는 그간 상당히 오랫동안 식당이란 곳엘 가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음… 음… 혼란.

 

어쨌든 제 계정은 아니지만, 오늘 처음 당근마켓에서 물건을 팔고 수입이 생겼습니다. 히히. 그리고 집에 와서 계속 온라인 아이쇼핑을 즐겼더니 좀 살 것 같습니다. 내일은 출근을 하지 않아 가능한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하는데… 그럴 수…는 없을 것 같고, 다음 주말에는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오늘 밤은 다시 아주 차가워졌습니다. 하지만 하늘의 달이 아주 아주, 아주 예쁜 밤입니다.


많이 웃고, 다음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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